광명시, 구로차량기지 이전으로 지하철역 4개 신설
교통여건 대폭 개선…KTX광명역 역세권 사업 등에 영향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경전철을 추진한다고 해서 걱정이 컸는데 집 앞에 지하철이 생긴다고 하니 대박이다. 시청까지 한 번에 갈 수 있으니 출·퇴근 시간을 15분 이상 줄일 수 있게 됐다."(광명 소하동 주민)
"광명시에 사는 사람 대부분이 철산역에서 버스나 택시로 갈아타고 있어 유동인구가 많다. 인근 아파트들이 재건축을 추진해 가구 수가 늘어나는 데다 지하철 1호선까지 환승할 수 있게 되면 상권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지하철 7호선 철산역 인근 상인)
지난 15일 찾은 광명시 철산동 지하철 7호선 철산역 인근 대형 쇼핑몰과 10여개의 버스 노선이 지나는 오리로(路) 버스정류장에는 평일 오후임에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철산역앞 삼거리에서 대기 중인 택시들은 연신 손님들을 실어날랐다. 이날 만난 현지 주민들은 지하철역 신설 소식을 접하자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표하면서도 기대감을 내비쳤다.
지하철이 들어서면 광명 시내에서도 교통여건이 열악한 소하동 일대가 최대 수혜지로 꼽힌다. 소하동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택지개발사업으로 조성돼 공원 등 단지가 잘 정비돼 있다. 그러나 교통편은 버스가 유일하다. 가장 가까운 1호 금천구청역과 석수역은 안양천을 건너가야 해서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역이 신설될 예정인 소하동 가리대사거리 인근은 취락지역 개발이 예정돼 있어 인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또 소하동에는 총 50만㎡ 규모의 기아자동차 공장이 1970년부터 들어서 있다. 이 공장에는 현재 700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지난해 여름부터 프레스 공장 증축공사가 한창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은 집값 상승 기대감과 함께 추가적인 전셋값 상승을 우려했다. 하안동 D공인 대표는 "서울 전셋값 상승에 밀려 광명으로 온 사람들과 재건축 이주수요 등으로 전셋값이 급등한 상황"이라며 "전세 물건은 점점 줄어드는데 지하철역 신설로 교통 편의성이 좋아지면 전셋집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더욱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하철이 KTX광명역과 닿지 않는 점은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안동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씨는 "KTX를 타고 출·퇴근하는 남편 때문에 광명으로 이사왔는데 경전철도 무산되고 지하철도 KTX광명역까지는 안 간다고 하니 아쉽다"고 말했다. 당초 경전철은 오리로를 따라 KTX광명역까지 설치될 예정이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PB센터 팀장은 "광명·시흥 공공주택사업 무산과 택지개발촉진법 폐지 등으로 향후 수도권 공급 물량이 점차 감소하는 상황에서 광명 시내를 지나는 지하철과 정부가 추진 중인 신안산선까지 개통되면 교통의 요충지로 새롭게 평가받을 것"이라며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 단지와 KTX광명역 역세권 개발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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