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금융위원회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과 관련 '외환은행의 독립법인을 5년간 유지하기로 한 약속은 지키는 것이 타당하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로 인해 하나금융지주가 추진하고 있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에 급제동이 걸리는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명숙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금융위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서면자료에 따르면 금융위는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문제와 관련해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노사 합의를 통해 외환은행의 독립법인을 5년 동안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5년 경과 후 상호 합의를 통해 합병 등을 협의할 수 있으며, 이러한 약속은 지키는 것이 타당하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한 의원은 "금융위의 입장 표명이 조금 늦은감이 있어 시장에 혼란을 주기는 했지만,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동의없이 합병을 추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최초로 확인해 준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조기통합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2017년까지 독립법인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2.17합의'에 대한 위반"이라며 "이제 더이상 외환은행과 하나금융지주가 조기통합 문제로 갈등하지 말고, 각자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지주 고위관계자는 "아직 금융위로 부터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받지 못해 뭐라 말할 입장이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8일 "외환은행 노조와의 대화 노력을 지속하겠다"면서도 "이달 중 금융당국에 통합 승인을 신청하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김 회장이 통합승인 신청을 강행키로 한 것은 연내 통합을 위해서는 이달 중 신청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사회도 이달 하순 개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금융위가 통합에 대해 원칙론이라도 5년 독립법인 유지 약속 이행을 강조함에 따라 향후 뜨거운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