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중국이 자국을 중앙아시아와 유럽으로 연결하는 ‘신(新)실크로드’ 건설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러시아를 방문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13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 회담하고 모스크바와 카잔을 잇는 770㎞ 구간에 고속철을 건설하는 100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에 중국 업체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이 철도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축구대회에 맞춰 건설되며 장기적으로는 베이징까지 연결될 예정이다.
중국의 고속철 기술과 인력이 투입되는 이 공사는 열차 속도를 시속 400㎞로 끌어올려 현재 13시간이 걸리는 이동시간이 3시간 30분으로 단축된다.
리 총리는 메드베데프 총리와 회담에서 “장기적으로 베이징에서 모스크바까지 연결하는 유라시아 고속철도의 회랑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며 신실크로드 고속철 프로젝트에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유라시아 고속철도는 베이징에서 모스크바까지 약 7000㎞ 구간을 연결하게 된다.
신실크로드는 중국 동서지역을 철도로 연결하고 이를 다시 중앙아시아와 유럽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9월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현지 대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실크로드 벨트를 만들어 공동번영과 협력의 시대를 열자”며 이를 처음 공개했다. 이어 10월 인도네시아 국회에서 중국과 싱가포르, 탄자니아, 지중해를 연결하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건설을 제안했다.
중국은 자국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고속철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중부 란저우와 서부 우루무치를 잇는 란신 고속철도를 개통했다. 이에 따라 1776㎞에 달하는 거리를 9시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은 2016년까지 란저우에서 중국 동부 쉬저우까지 1400㎞ 구간을 추가로 연결할 계획이다. 총 3176㎞의 세계에서 가장 긴 고속철도를 갖는다는 목표다.
신실크로드는 중국이 추진중인 '실크로드 경제지대'의 기반이 된다. 중국은 동서양을 잇는 실크로드를 새롭게 구축해 유라시아 경제벨트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겠다는 구상을 품고 있다.
육상과 해상으로 30억 인구를 아우르는 유라시아 경제벨트는 지역 균형발전과 산업 구조조정, 에너지 안보 등 중국의 핵심 전략을 응축하고 있는 중요 국가 정책으로 꼽힌다. 시 주석은 중앙아시아와 유럽 국가를 방문할 때마다 신실크로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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