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유럽 커버드본드(CB)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CB의 평균 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인 0.53%을 기록 중이다.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가격은 사상 최고치로 급등했다는 얘기다.
CB 금리 하락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시중에 유동성을 풀기 위해 CB를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이후 가팔라졌다. CB 금리는 지난 6월 1%선이 붕괴된 이후 9월 초 0.7%대에서 머무르다가 이달 들어 0.5%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ECB는 빠르면 이달 부터 CB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최대 1조유로 가량 매입할 계획이다.
CB는 금융기관이 중장기 자금 조달을 위해 주택담보 대출채권(모기지) 등 우량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을 뜻한다. 채권이면서도 우량 담보 자산을 잡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CB는 안전하고 투자 매력이 높은 자산으로 꼽힌다.
좀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져 CB 공급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ECB의 CB 매입 계획은 수요를 부추겨 수급 불균형 심화를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유로존 부채위기 때 CB 발행은 급증했지만, 올해 유로존 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면서 발행량은 2001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줄었다. 금융정보회사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CB 발행량은 1371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5% 감소한 상태다.
에바 올슨 미쓰비시 UFJ증권 채권 전략 팀장은 "ECB가 CB를 매입하겠다는 얘기는 CB 시장에 '큰 손' 투자자가 나타난다는 얘기"라면서 "ECB 계획 발표 이후 CB 시장에 신규 투자금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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