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의 구매 가격은 정말 국가별로 차이가 큰 것일까.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구매하고 있는 것일까.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7일 "국내 휴대폰 출고가가 높은 편"이라고 언급하면서 '출고가 차별'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도입 이후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었다는 지적에 대해 최 위원장이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스마트폰 출고가가 도마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각국의 출고가를 확인해본 결과 차이가 많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이통사 보조금이 실구매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7일(현지시간) 미국 이동통신사 AT&T 기준으로 갤럭시노트4의 출고가는 825.99달러다. 한국 돈으로 87만6000원이다. 여기에는 세금이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은 주마다 세금이 다르지만 뉴욕주 등에서 적용되는 세금 8~9%를 적용하면 95만4000원이 된다. 이는 세금이 포함된 갤럭시노트4의 국내 출고가 95만7000원와 비슷하다. 여기에 국내 모델에는 Cat6(광대역 LTE-A) 통신망과 지상파DMB 지원 등이 추가로 포함돼 있다.
지난 4월 출시된 갤럭시S5도 마찬가지다. 미국 AT&T에서 갤럭시S5의 출고가는 지난달 말 기준 세금 포함 649.99달러로 74만원 수준이다. 같은 기준으로 중국 차이나텔레콤에서 갤럭시S5를 약정 없이 사면 5199위안(약 88만8000원)을 내야 한다. 출고가 책정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유럽은 영국·프랑스에서 각각 539.99파운드(약 92만6000원), 679.99유로(약 90만9000원)다. 미국을 제외하면 국내 출고가 86만6800원보다 오히려 비싼 것이다.
그런데도 가격 차별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보조금 영향이 적지 않다. 미국 AT&T에서 2년 약정으로 갤럭시노트4를 구입할 경우 단말기 가격으로 299달러(약 32만원)를 내면 된다. 반면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을 통해 LTE 전국민 무한 100으로 가입해 최대 보조금 11만원을 적용받아도 79만6000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에서 이통사 보조금은 100% 이통사에서 적용하는 것"이라며 "스마트폰 출고가는 각 국가별, 통신사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이는 시장 환경과 하드웨어 스펙 차이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국내용 제품은 해외용보다 스펙은 좋지만 가격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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