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투어서 2년 동안 구슬땀, 드디어 정규투어 진출, 배상문도 '조기 등판'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김민휘(22)가 드디어 '아메리칸드림'을 향해 출발한다.
10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 실버라도골프장(파72ㆍ7203야드)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14/2015시즌 개막전 프라이스닷컴오픈(총상금 600만 달러)이 바로 오랫동안 꿈꿨던 데뷔전이다. PGA투어가 유러피언(EPGA)투어의 세력 확장을 의식해 지난해부터 시즌을 아예 가을로 변경하면서 개막전으로 위상이 달라진 무대다. 올해는 총상금을 100만 달러 늘려 상금랭킹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졌다.
김민휘는 국가대표로 활약하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등 2관왕에 올라 한국의 '차세대 기대주'로 기대를 모았다. 그해 11월 프로로 전향해 코리안투어 Q스쿨에서 낙방하는 이변과 함께 원아시아투어를 떠돌다가 2012년 신한동해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궈내 제자리를 찾았다. 그것도 연장전에서 케빈 나를 제압해 빅 리그에서의 가능성까지 과시했다.
곧바로 달려간 6라운드짜리 '지옥의 레이스' PGA 퀄리파잉(Q)스쿨 최종전에서는 그러나 잘 나가다가 막판 부진으로 고배를 마셔 유독 Q스쿨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더 큰 문제는 PGA투어가 Q스쿨을 폐지해 2부 투어 격인 웹닷컴투어에서 적어도 1년을 소모해야 하는 불운이 겹쳤다는 점이다. 김민휘는 그래도 "일본이나 아시안(APGA)투어 등을 통해 우회하는 방법을 생각했지만 어차피 실전 경험 없이는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가시밭길로 들어섰다.
결과적으로 2년 동안 구슬땀을 흘렸고, 지난달 22일 막을 내린 웹닷컴투어 '파이널시리즈' 상금랭킹 25위 자격으로 기어코 올 시즌 투어카드를 확보했다. 체력훈련과 숏게임에 주력하고 있는 김민휘 역시 "그동안 미국의 서로 다른 잔디와 코스를 경험하면서 얻은 코스공략법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초반부터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국내 팬들에게는 배상문(28ㆍ캘러웨이)의 조기 등판도 관심사다.
현지에서는 지미 워커(미국)의 타이틀방어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으로 무명의 설움을 털어버린 뒤 1월 소니오픈, 2월 AT&T페블비치 등에서 순식간에 3승을 쓸어 담아 '얼리 버드(early bird) 효과'를 톡톡히 누린 장본인이다. 실제 1999년 이후 초반 8개 대회에서 3승 사냥에 성공한 선수는 워커가 네 번째다. 데이비드 듀발(1999년)과 필 미켈슨(2005년) 이후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가 7차례(2001년과 2002년, 2003년, 2005년, 2007년, 2008년, 2013년) 달성했다.
워커의 초반 3승은 시즌 내내 상금랭킹과 페덱스컵 포인트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는 동력이 됐고, 생애 처음 라이더컵에 진출하는 영광으로 직결됐다. 워커가 대회 2연패에 더욱 집착하는 이유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애덤 스콧(호주) 등 월드스타들이 유러피언(EPGA)투어에 전념하는 기간이라 불참한다는 것도 반갑다. 매트 쿠차와 헌터 메이헌, 패트릭 리드 등 라이더컵에 함께 출전했던 '미국의 전사'들이 우승 경쟁 상대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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