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통일부 장관 KBS 일요진단 출연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4일 열린 남북 고위급 오찬 회담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인사말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측은 김정은의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경색된 남북관계에 파격적 접근을 해보자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주목된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5일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4일 오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인사말을 간단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그러나 그 외에 구체적인 김정은의 메시지는 없었으며 친서에 버금가는 구두메시지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류 장관은 또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김 제1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묻는 질문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지난달 3일 이후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고혈압과 당뇨, 발목수술 등 건강이상설,구금설,쿠데타설 등 온갖 억측이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류 장관은 "여러 사람이 같이 모여서 한 회동에서는 (얘기가) 없었고, 제가 김양건 비서와 차로 이동하면서 북에서 (김정은이) 불편하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건강이 어떠시냐고 했더니 김 비서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양건이) 말한 톤으로 봐서는 김정은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충분히 느낄 언급이 있었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전날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문에 대해 "북한 나름대로 남북관계를 푸는 방식으로 보고 있다"면서 "현재 전개된 상황만 놓고 본다면 과거 남북관계에서는 보지 못한 파격적 행보"라고 평가했다.
류 장관은 "어제 북측은 통 큰 행보를 보였고 우리 측은 따뜻하게 응대를 했다"면서 "오찬 회담 등에서 서로가 막힌 남북관계에 파격적 접근을 해보자는 취지의 발언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한 것에 언급, "이런 스포츠 행사에 북측 고위급 방문을 계기로 앞으로는 더 쉬운 분야에서부터, 작지만 의미 있는 출발로 삼아보자는 것이 어제 만남의 주제"라면서 "앞으로 남북 간의 교류협력을 시작하는데 있어 하나의 방향을 암시한 것이 아닌가 하는 평가도 내부에서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그동안 수용하지 않았던 민간 단체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받아들여 남북교류에서 물꼬가 터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류 장관은 특히 "형식과 내용을 봤을 때 상당히 의미 있는 단초가 만들어진 것으로 본다"고 평가하고,"'앞으로 남북의 자세가 중요하다, 함께 풀어갈 의지가 있다면 오래 걸리지 않아도 남북이 진전된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북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10월 말~11월 초 개최에 합의한 제2차 고위급 접촉의 의제에 대해 류 장관은 "각종 현안들이 한두 번의 회담으로 풀릴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선 큰 틀에서 이런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갈지 논의하는 소통을 할 것"이라면서도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우리 측의 시급한 사안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성과도 좀 있었으며 좋겠다"고 언급해 이산가족 상봉을 최우선 의제로 제시할 뜻을 내비쳤다.
만약 2차 고위급 접촉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한다면 준비에 한 달 정도가 걸리는 점을 감안할 경우 이르면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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