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사트야 나델라 MS CEO 회동 후 삼성 문서프로그램 변경
…MS워드 사용하기로
특허 소송 속 화해 모드 이어질 지 관심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의 만남이 삼성전자의 문서프로그램 변경으로 이어졌다. MS가 최근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사용료 지급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와중에 성사된 결정으로 이 부회장의 글로벌 리더십이 발휘됐다는 평가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The Verge)는 삼성이 지난 20년 동안 사용해 왔던 자사 오피스 소프트웨어 대신 MS워드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방한한 나델라 MS CEO가 이 부회장을 방문한 직후 결정된 조치라는 해석이다.
더버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자사의 정음 글로벌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왔지만 유니버설 호환성 때문에 자사 오피스에 워드를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MS워드 사용으로 글로벌 협업이 한결 수월해질 것을 보고 있다. MS워드는 세계 90% 이상을 독점하는 프로그램으로 삼성전자가 해외 협력사와 사업할 경우 비공식적으로 MS워드를 대신 쓰는 일도 빈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1992년 개인용 컴퓨터(PC) 제품용으로 문서작성 프로그램인 '훈민정음'을 개발했다. 1994년부터 공식적으로 사내 표준 문서작성 프로그램으로 훈민정음을 사용해 왔다.
이 같은 두 회사들의 고위 임원들 간의 회합과 결정은 올 8월 MS가 안드로이드 라이선싱 문제로 삼성을 제소한 후에 나온 것이다. 즉 삼성의 이 같은 결정은 두 회사들 간의 대화가 잘 진행된 것을 암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삼성측은 두 CEO의 회동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최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의 업무가 많아지는 등 글로벌 업무가 많아지면서 내려진 조치로 이미 이전에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MS는 지난달 초 미국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와 MS는 2011년 MS가 보유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특허에 대한 로열티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휴대폰을 판매할 때마다 일정 금액을 특허료 조로 MS에 지급하는 형식이다.
지난해 9월 MS가 노키아 단말기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삼성전자가 기술 유출 가능성 등을 이유로 크로스 라이선스 협약에 문제제기를 했다는 것이 관측이 우세하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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