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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파머징 마켓의 가능성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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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여기 계신 분들 중에 고혈압이신 분들은 손을 들어 주세요”


지난 2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한 기자간담회에서 놀라운 광경이 벌어졌다. 보령제약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의 멕시코 판매를 맡은 현지 제약사 스탠달이 마련한 이날 행사에서 카나브의 멕시코 임상에 참여한 심장병 전문의가 참석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자 현지 기자 대부분이 손을 번쩍 든 것이다. 한국에서 간 취재진은 물론 보령제약의 직원들도 깜짝 놀랐다.

이같은 장면은 파머징 마켓(제약 신흥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15번째 국산 신약이 멕시코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점칠수 있는 기회였다. 멕시코는 세계에서 비만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민 10명 중 7명이 과체중이거나 만성 비만이다. 이로 인한 고혈압 환자는 2100만명에 달한다. 전체 인구 1억2000만명 중 17%에 해당하는 수치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고혈압 치료제는 8개다. 보령제약의 카나브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다국적 제약사에서 개발했다. 카나브에 대한 멕시코 현지 분위기는 우호적이다. 가장 첨단 방식인 ARB계열의 고혈압 치료제인데다 다국적 제약사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제약 산업은 100년이 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토종신약은 21개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성공한 사례는 아직 없다. 수요를 잘못 예측하거나 다국적 제약사와 경쟁에서 밀리면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도 전에 사장됐다.


제약업계에선 글로벌 신약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정부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신약 개발은 10년이 훨씬 넘게 진행되는데다,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지만 성공 가능성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번의 부작용만으로도 장기간 투자가 물거품 될 수 있다.


어렵게 신약 개발에 성공해도 건강보험에 적용되면서 약값이 글로벌 시장에서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정부의 섣부른 지원책이 오히려 업계에 짐이 된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성과 보여주기식 행정' 때문에 하루가 멀다고 제도를 뜯어고치는 탓에 글로벌 시장은 커녕 내수 시장에서도 버티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번 카나브의 멕시코 진출은 토종신약이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는 사례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민관이 손 잡고 토종신약의 글로벌 성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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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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