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부정선거를 주도해 가짜 대통령이 당선됐다는 내용의 ‘제18대 대선 부정선거 백서’를 펴낸 저자에게 징역2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용관)은 허위 사실의 백서를 써서 선관위 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명예훼손죄)로 기소된 '18대 대선 부정선거백서’ 공동저자 한모(59)씨와 김모(66)씨에 대해 "피고는 허위사실을 확정적으로 기재했고 심히 피해자에 대해 경솔한 공격을 했다"며 징역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한모씨 등이 선관위원장이 개표결과를 조작하고 서버를 교체했다고 주장했지만 서버교체사실이 없는 점 등을 들어 '대선백서'에 나온 내용이 허위라고 판단했다. 또 "피고는 자신의 주장이 허위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피해자(선관위 직원)이 중범죄자인 것처럼 단정적 기재를 했다. 피고인들은 공익적 목적으로 공무원을 비판한 것이 아니다"며 명예훼손혐의를 적용했다.
이어 "피고들은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가 인정한 개표기에 대해 부실한 근거로 문제제기를 하는 부분으로 볼 때 확신범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자신의 신념에 대해 자기비판을 거쳤는지 의문이다. 피고들이 형사법체계보다 우위에 있는 것처럼 보이고 있다. 그릇된 신념으로 볼 때 재범의 위험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이 판결이 내려지자 방청석에서는 "판사님 옷 벗으세요", "저런 게 판사냐" 등 목소리가 나와 법정 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앞서 중앙선관위 직원 8명은 지난해 11월 이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무혐의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들이 중앙선관위가 개표 과정에서 발생한 전자개표기 오류를 숨기는 등 부정선거를 은폐했다는 허위사실을 기재했다며 명예훼손혐의로 각각 징역 4년을 구형했다.
1만부가 찍힌 부정선거 백서는 지난 1월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이 내려졌다. "표현의 자유의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는 것으로, 악의적인 왜곡이 있다"는 이유다. 권당 2만∼3만원에 2500부 정도가 팔렸다.
지난해 발간된 백서에는 전자개표기에서 문제가 발생해 전 선관위원장이 선거 조작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서버를 교체했다는 등 내용이 담겨있다. 전자개표기가 판독하지 못한 '미분류표'를 참관인들이 수작업으로 다시 분류하는 과정에서 일부 실수가 있었는데 이 또한 선거조작의 증거라고 돼 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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