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계절수산물 자리 새우류에 뺏겨
작년보다 2배 오른 가격에 판매 부진
생새우는 전년비 92% 급증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가을철 전어가 귀하신 몸이 됐다. 올해 늦더위가 지속되면서 전어 어획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 탓에 가격이 2배가량 뛰었기 때문이다.
24일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에 따르면 9월(1~23일)까지 전어의 국내 산지 위판 평균가격은 1㎏당 1만6325원으로, 전년 1만1716원과 비교해 40%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매 판매가격은 농협하나로 클럽·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농협유통의 경우 올해 9월 1㎏(전어 약 13마리)당 1만5000원~2만원에 형성으로 작년 9월 1㎏당 8000~9000원이었던 것에 비해 2배가량 뛰었다.
소매가격은 유통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최소화한 덕에 가격인상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롯데마트의 경우 전어(1마리/60g내외) 판매가격이 1200원으로, 작년 1000원보다 20% 상승했다. 이마트도 비슷한 수준이다.
전어 가격이 껑충 뛰어오른 것은 올해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통상 전어는 수온이 20도 아래로 떨어져야 어장이 형성되는데 올해는 늦더위가 지속되면서 8월까지 수온이 이를 웃돌았다.
여기에 8월 말 남부지방에 내린 집중 호우와 태풍 '풍웡'으로 조업일수가 줄어들면서 남해안의 전어 주산지인 하동, 삼천포 등지의 어획이 부진, 위판 물량이 50% 감소했다. 실제 이달(1~23일) 국내 전어 위판 물량은 4만1377㎏으로 전년 동기 8만4276㎏보다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가격이 뛰면서 전어 판매량도 줄어들었다. 옥션에 따르면 올 9월 전어 판매량은 전년대비 20%가량 줄어들었다. 전어 산지 가격이 오르면서 옥션에서 전어를 판매하는 판매자들도 작년보다 가격을 50%가량 올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전어가 가을을 대표하는 수산물 자리를 새우에게 내주는 분위기다. 국산 생새우는 수온이 따뜻해야 생육이 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올해 풍년을 맞았고 덕분에 가격이 저렴해져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옥션에 따르면 새우 판매량은 전년 대비 92% 급증했고 킹크랩과 바다가재도 같은 기간 62% 판매량이 증가했다.
옥션 임학진 푸드팀장은 "전어의 어획량이 예년에 비해 줄어들어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는 추세다"며 "새우류는 강수량이 적고 태풍도 비껴가면서 출하량이 급증해 이들을 위주로 제철 수산물 판매를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어가 10월 중순부터 제대로 판매되기 때문에 아직 가을 전어가 비싸졌다고 아쉬워하기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농협유통 관계자는 "올 여름 늦더위에 태풍까지 겹치면서 전어 가격이 5마리에 1만5000원까지 올랐다"면서도 "그러나 전어를 가장 많이 즐기는 시즌은 10월 중순이기 때문에 앞으로 찬바람이 좀 불어 어장이 형성되면 가격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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