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현 원장 초청으로 내부 강연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국내 금융회사들이 너무 망가졌다. 금융권 변화를 위해 금융감독당국이 적극적으로 재량권을 행사하는 게 필요하다."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저격수'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가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을 향해 이같이 주문했다.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최 원장을 비롯해 부서장급 이상 간부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초청 강연회에서다.
이번 강연은 최근 KB금융지주 사태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최 원장이 외부의 쓴소리를 듣기 위해 직접 마련한 자리라고 한 금감원 직원은 귀띔했다. 금감원에 대한 가감 없는 비판을 듣고 개선할 부분을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에서다.
김 교수는 이날 '시민단체가 본 금융감독당국의 과제'를 주제로 원칙에 입각한 금융감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봐주거나 정치적 판단 등이 개입되지 않는 엄격한 제재가 있어야만 기본이 바로 설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금감원의 이번 KB금융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소액주주권을 활용해 KB금융 회장 인선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과정과 결론에 이르게 된 근거에 대해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김 교수는 '죄수의 딜레마'를 예로 들며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이익만 앞세우는 문화가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강연을 들은 한 금감원 간부는 "과거 정책 집행 과정에서 부딪힌 적이 있었던 김 교수의 강연을 직접 들어보니 그 소신과 철학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