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 않나. 나도 힘들다"…60대 여성의 안타까운 선택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신체 일부가 마비되고 치매 증상을 보이던 남편을 십수년간 병간호해온 한 60대 여성이 남편과 함께 동반자살을 시도했다. 이 시도는 실패로 끝나 남편만 사망했으며 이 여성은 자살교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19일 대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대덕구의 한 아파트에서 A씨 남편이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남편은 10여 년 전 뇌암으로 수술 받은 뒤 왼쪽 전신이 마비돼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다. 남편에겐 치매 증상도 있었다.
애초 경찰은 현장출동 당시 단순 변사 사건으로 통보를 받았고 A씨도 경찰에 '남편이 자연사한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신에 일산화탄소 중독 소견이 있는 점과 부검 결과 수면제가 검출된 점 등을 토대로 수사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9일 저녁 남편의 용변 처리를 하다 "힘들지 않나. 나도 힘들다"며 집에 번개탄을 피워 남편과 함께 숨지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십수년간 남편을 병간호해 온 A씨도 크고 작은 병치레를 하면서 몸이 좋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일산화탄소 중독의 원인을 밝히고자 국과수, 가스안전공사, 경찰 과학수사팀이 합동으로 3회에 걸쳐 도시가스 누출 여부를 정밀 감식했으나 문제가 없었다"며 "탐문 수사를 통해 A씨가 인근 마트에서 번개탄을 사는 폐쇄회로(CC) TV를 확보하는 등 사건 개요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씨가) 오랫동안 병간호하다 저지른 범행이라는 점에서 경찰로서도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A씨를 자살교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병간호 아내 동반자살, 연민이 드는 건 나뿐인가" "병간호 아내 동반자살, 아름답게 죽을 권리도 필요하다" "병간호 아내 동반자살, 너무 안타까운 소식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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