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홈쇼핑 4곳 불공정거래 일제 현장조사
업계, 납품비리.협력업체 샘플 사용논란에 조사강도 세질까 우려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4개 홈쇼핑사에 대해 일제 현장조사를 실시하면서 롯데홈쇼핑이 업계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다. 올초 롯데홈쇼핑의 납품비리가 터지면서 홈쇼핑 업계가 또다시 '갑의 횡포' 논란에 휩싸였고 그로 인해 더욱 엄중한 조사를 받게 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17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전날 공정위는 GS·CJ·현대·롯데 등 TV홈쇼핑 4개사를 방문해 '대규모 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공정위는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TV홈쇼핑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받은 서면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5월 홈쇼핑사와 납품업체 간 리베이트 수수, 불공정 거래 지속 여부 등에 대한 사실확인에 나섰다. 이번 조사는 당시 얻은 결과를 토대로 실태파악에 나선 것이다.
업계는 올초 공정위가 백화점, 할인마트 조사를 했기 때문에 홈쇼핑에 대한 조사를 예견하고 있지만 롯데홈쇼핑의 납품비리 때문에 더 강도높은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A홈쇼핑 관계자는 "롯데홈쇼핑 때문에 홈쇼핑업계 전체가 사악한 유통채널 같은 느낌을 받게 됐다"며 "홈쇼핑업계가 상생, 윤리 경영에 힘써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는 와중에 롯데가 잡음을 내서 분위기를 흐리니까 업계에서 우호적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롯데홈쇼핑의 최근 행보를 못 마땅해 하는 시각도 업계내에 팽배하다.
롯데홈쇼핑이 협력사로부터 제공받던 샘플을 모두 구매해 사용하도록 하는 '샘플 운영 규정안'을 시행한다고 밝히자 관련 업계는 '갑을 논란'이 다시 불거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B홈쇼핑 관계자는 "이번 공정위 조사는 롯데홈쇼핑 이후 간신히 진정된 '갑의 횡포'가 다시 전면에 부각된 탓"이라며 "다들 협력업체의 샘플을 쓰고 바로 돌려주거나 사서 쓰면서 조심해왔는데 롯데는 이제야 그걸 하겠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C홈쇼핑 관계자는 "이번 추석 홈쇼핑업체들이 협력업체 비용 선지급이나 문화공연 등을 통해 협력업체와 우호적 관계를 위해 노력할 때도 롯데는 조용했다"며 "이런 상황에 롯데가 잡음을 내서 분위기를 흐리니까 업계에서 우호적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협력업체 샘플은 규정을 명문화해 더욱 엄격히 단속을 하겠다는 것이고 공정위 조사에도 성실히 임할 것"이라며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도 많은데 일부 임원 비리로 회사 전체가 비리업체로 비춰지는게 안타까워 내부 정화를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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