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이지애 전 KBS 아나운서가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강용석에게 정식 화해를 요청했다.
이지애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다 줬습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말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지애는 "내 이야기가 대한민국 대다수의 아나운서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며 혹 이로 인해 그 이름에 누를 끼칠까 염려가 되기도 한다"며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아직도 그 얘기냐 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한 아나운서들의 상처는 꽤 깊었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아나운서로 성공하려면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할 수 있겠느냐'고 한 과거 강용석의 발언을 처음 들은 아나운서들의 반응은 '황당함'이었다"며 "대체 무얼 주어야 했느냐고 우리끼리 서로 묻기도 했다. 그러나 여론이 흘러가는 모습들을 바라보며 이는 곧 '분노'와 '억울함'으로 바뀌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액면 그대로 보자면, 여러 가지 의미에서 그의 이야기는 맞는 것도 같다. 9년 차 아나운서로서 나는 나의 많은 것을 내주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일터에서 인정받고 시청자에게 사랑받기 위해서 나의 열정을, 정성을 모두 내주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지애는 "심지어 나눔 특집 방송을 진행하기 위해 장기기증 서약까지 했으니, 나는 아나운서를 하느라 내 오장육부를 다 내놓은 셈이다"라고 덧붙었다.
또 이지애는 강용석이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에 대해 15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은 지난달, "한 미디어로부터 선고 결과에 대해 아쉽지 않느냐, 불만 없느냐 하는 내용의 인터뷰를 요청받았으나 현직 아나운서도 아닐 뿐더러 더 이상 논란을 키우고 싶지 않아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지애는 "이제는 '다 준다'는 의미가 누군가를 위한 희생이나 사랑의 표현으로만 사용되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내비치며 "오랜 시간 마음 고생했을 그 분과도, 아직도 오해하고 있을 일부 대중과도 이제는 화해하고 싶습니다." 라고 글을 맺었다.
한편, 지난달 29일 서울서부지법 제2형사부(오성우 부장판사)는 파기환송심에서 여성 아나운서를 비하하는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강용석 전 의원의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
이지애 강용석 화해 요청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이지애 강용석 화해 요청, 배포가 넓은 사람이네" "이지애 강용석 화해 요청, 훈훈하군" "이지애 강용석 화해 요청, 따뜻한 모습"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