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쎌, 1년새 유상증자 두번…소액주주들, 네비스탁에 주주경영위원회 구성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중대형 액정표시장치(LCD)용 광기능성시트 업체 하이쎌의 소액주주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유상증자를 실시한지 1년도 되지 않아 또다시 유상증자가 결정돼서다. 공교롭게도 하이쎌 총괄대표는 슈퍼개미로 유명했던 문양근씨(필명 미스터 문)로 슈퍼개미와 개미들이 맞서는 모양새가 됐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쎌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5일 장 마감 후 24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 소위 '올빼미 공시'인 셈이다.
앞서 하이쎌은 지난해 11월에도 13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시설자금과 운용자금 마련을 위해서다.
잇단 유상증자 소식에 하이쎌 주가는 급락했다. 연휴 뒤인 지난 11일과 12일 이틀 연속 하한가를 맞았다.
뿔이 난 소액주주들은 지분율을 모아 유상증자를 철회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네이버에 '권리를 찾기 위한 개인 주주들의 모임'이라는 카페를 열었다. 카페 회원수는 이미 300명을 넘어섰다. 현재 주주들은 주주운동 컨설팅업체 네비스탁에 주주경영위원회를 구성, 전날까지 5.88%의 지분율을 위임했다. 한 소액주주는 "추석 연휴 기간 네이버 종목토론실에 유상증자 관련 글이 올라온 뒤 카카오톡 대화창에 주주들이 모여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소액주주들은 대주주 지분율이 7%가 채 안 돼 해볼만하다는 입장이다. 또다른 소액주주는 "카카오톡에서 잠정적으로 모인 소액주주 지분이 400만주 정도로 최대주주와 이용복 대표 지분을 합친 주식 수보다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인쇄전자사업 부문 시설투자와 운영비용을 위해 유상증자를 했는데 또다시 주식 수를 늘리며 경영부진을 소액주주에게 떠넘겨버리는 상황을 좌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이쎌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148억원 가량이다.
이에 대해 하이쎌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의 위축과 해외시장 진출 초기투자비 지출로 예상치 못한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를 만회하고 매출사업부 조정을 위해 증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말 BW 풋옵션(55억원)과 내년 중반까지 차입금 상환(70억원)이 있는데 이번 증자로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으며 베트남 현지법인 생산이 늘어 3분기부터 영업이익이 나고 4분기에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하이쎌의 최대주주인 리치커뮤니케이션즈의 총괄대표이기도 한 문양근씨의 이력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문 대표는 2000년대 초중반 증권방송에서 주식전문가로 유명세를 탄 바 있다. 문 대표는 지난해 3월 리치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하이쎌을 인수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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