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중국의 알리바바가 뜨자 미국의 인터넷주들이 맥을 못추고 있다. 오는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앞두고 있는 알리바바의 몸값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반면 그동안 잘 나가던 미국 인터넷 종목주들은 일제히 약세로 돌아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15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공모가를 66~68달러 선으로 올렸다고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했다. 알리바바는 당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상장 신고서류에서 공모가를 주당 60달러~66달러로 제시한 바 있다.
알리바바와 상장 주간사측은 지난 주부터 미국 뉴욕 등을 중심으로 거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순회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설명회에 대형 투자사와 헤지펀드 관계자들이 대거 몰리며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뉴욕의 월 가에선 이같은 인기를 반영, 알리바바가 공모가를 70달러 이상 상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알리바바 마윈(馬雲) 회장 등 고위경영층과 주간사들은 공모가 수준을 너무 올리면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알리바바 측은 상장을 하루 앞둔 오는 18일 최종 공모가를 밝힐 예정이다.
블룸버그 통신도 알리바바의 공모가격은 기존 중국의 유력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기업 공개가격보다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또 알리바바와 야후를 포함한 대주주들은 예정대로 3억 2010만 주를 매각할 예정이며 규모는 총 218억 달러(22조624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에선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인터넷주 대표주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3.74%나 하락하며 증시에 부담을 줬다. 승승장구하던 온라인 스트리밍 전문업체 넷플릭스 역시 주가가 3.94% 떨어졌다. 향후 알리바바와 전자상거래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될 아마존의 주가는 2.2% 떨어져 323.89달러에 마감했다.
이같은 여파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이날 1.07%나 하락했다. 다우 종합지수가 0.26% 올라 마감한 것과는 대조를 보였다.
이와관련, 월 가의 분석가들은 잘나가던 인터넷주들의 추락이 알리바바의 등장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큰손 투자자들이 알리바바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수하기 위한 실탄(현금)을 준비하려고 그동안 높은 수익을 보였던 인터넷 종목부터 팔아치웠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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