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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병아리와 어미닭의 '줄탁'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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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승 KISA 원장 두고 청와대·미래부 '관피아' '낙하산' 논란 자초

[과학을 읽다]병아리와 어미닭의 '줄탁' 인사 ▲백기승 KISA 신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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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청와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관피아' '낙하산' 논란을 스스로 불러일으키고 있다. 백기승 신임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백기승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신임원장이 11일 오전 미래창조과학부 기자실에 들렀다. 명함을 일일이 돌리며 출입 기자들과 첫 인사를 나눴다. 간단한 인사만 나눈 채 자리를 떴다. 이날 오후엔 백 원장의 취임식이 있었다. 백 원장은 취임사에서 '줄탁동기'란 조금은 어려운 사자성어를 들고 나왔다. '줄'은 따로 만들어야 할 정도로 잘 쓰지 않는 한자이다. '口와 卒'을 합치면 '줄'이란 한자가 된다. 탁동기는 '啄同機'로 쓴다.


줄탁동기! 백 원장의 설명을 들으면 "알을 깨고 나오려는 병아리의 힘인 '줄'과 어미 닭의 도움인 '탁'이 함께 이뤄져야 병아리가 세상에 나오게 된다"는 뜻이라고 한다. 의미가 깊은 말이다.

백 원장이 취임하면서 '낙하산' '관피아' '보은' 인사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KISA는 인터넷 진흥과 정보보안 구축이라는 양날의 칼을 벼리는 곳이다. 21세기 인터넷 시대에 전문 영역을 아우르는 곳이 KISA이다. 특히 정보보안 분야는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가 터지는 곳이다. 어제 카드회사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가 하면 오늘 은행에서 정보가 새나간다. 내일은 또 어떤 곳에서 국민의 정보가 털릴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백 원장은 '한 길'을 걸어 온 사람이다. 대우그룹에서 홍보 임원을 시작으로 한 홍보 전문 업체에서 연구소장을 지냈다. 2007년 한나라랑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공보기획단장으로 일했다. 2012년 대선 때는 공보상황실장을 맡았다. 이어 박근혜정부에서 국정홍보비서관을 역임했다. 홍보 전문가의 외길 인생을 살았다.


인터넷과 정보보안 분야는 홍보 분야와 차원이 다르다. 홍보 전문가만의 경력으로는 각종 인터넷 정책과 정보보안 등 전문 영역을 이끌기에는 힘에 부친다. 이런 대목에서 야권과 업계에서 백 원장의 선임을 두고 전문가 영입이 아닌 '보은 인사'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백기승 전 비서관은 박근혜대통령 1기 대통령비서실 국정홍보비서관 출신으로 전형적 청피아(청와대+마피아) 인사"라며 "세월호 참사 이후 대통령이 본인의 입으로 관피아 척결을 외쳤는데 현실에서는 지켜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인터넷 진흥과 규제, 인터넷 해킹침해 대응과 개인정보 유출 방지 등 정보보호, IT분야 국제협력 등 KISA의 업무를 수행할 어떠한 능력도, 전문성도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라고 백 원장을 평가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도 이번 인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래부는 한국인터넷진흥원 임원추천위원회의 심사추천을 거쳐 임명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최 장관은 지난 7월 인사청문회에서 "KISA 원장에 정치권 인사 또는 관료가 낙하산으로 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TV 생중계를 통해 공개적으로 말한 바 있다. 백 원장을 두고 정치권 인사도 관료도 아니라고 말한다면 받아들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백 원장은 취임사에서 '줄탁동기'를 어미닭과 병아리의 '협력'을 강조하는데 썼다. 지금 이 '줄탁동기'를 관련 업계와 국민들은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다.


"병아리인 미래부가 '줄' 하고 어미 닭인 청와대가 '탁'했더니 백 원장이 세상에 나왔다"라고 해석한다.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다. 인사때 마다 정부 산하기관장을 두고 언제까지 이런 논란이 불거져야 하는지 국민들은 답답해 한다. 창조경제와 과학 발전은 고사하고 매번 논란을 자초하는 정부. 과학과 인터넷의 발전은 그 자리에 걸맞는 인물이 왔을 때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이란 상식은 이제 저 멀리 비켜나 버렸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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