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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 대신 광화문·팽목항서 유족과 함께하는 시민들…1일 동조단식도 이어져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보름달…함께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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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 "세월호 특별법을 위한 국민서명에 함께 해 주십시오!"

4일 오후 3시께 찾은 광화문 세월호 유가족 농성장. 30도 가까이 올라간 낮 더위에도 자원봉사자들이 특별법 서명을 받고 있었다. 건너편에서 보수성향 단체들이 스피커를 통해 '선동꾼은 집에 가라', '유가족은 가정으로 돌아가라'고 외치고 있었지만, 서명을 받는 자원봉사자들의 표정은 담담했다.


서명을 받는 봉사자 이외에도 여러 시민들이 농성장을 채우고 있었다. 몇몇은 삼삼오오 모여 행인들에게 나눠 줄 '노란 리본'을 만들고 있었고, 일부는 한 켠에 설치된 TV 앞에 모여 세월호 희생자들의 마지막 순간을 다시금 보며 여전히 마르지 않는 눈물을 닦아내고 있었다. 가족들을 끝까지 지켜내고 있는 건 정치권도, 그 누구도 아닌 '보통 사람들'이었다. 추석 연휴에 이들은 귀성 대신 광화문광장을 지키며 유가족들과 함께할 계획이다.

◆"세월호 잊는다면 우리 사회 미래도 없다…추석에도 함께할 것"


광화문광장에는 세월호 관련 행사에 참석한 뒤 단식을 거쳐 자원봉사활동까지 펼치고 있는 이들이 적잖다. 충청북도 금산군 중부대학교 4학년 학생인 김중훈(26)씨도 그런 이들 중의 하나다. 농성 관련 실무를 주관하는 스태프들은 대부분 시민ㆍ사회단체 활동가로 구성돼 있는 경우가 많지만, 김씨는 세월호에 관심을 가져오다 7일간의 동조 단식을 거치고도 차마 농성장을 떠날 수 없어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게 됐다.


그는 수업까지 미루면서 자원봉사에 나서게 된 이유에 대해 "4학년 2학기를 다니고 있다 보니 취업이나 미래가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해 놓고 세월호를 잊는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걱정돼 교수님께 말씀드리고 참가하게 됐다"며 "이번 추석에도 다른 자원봉사자들과 번갈아가며 농성장을 지킬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는 "동조 단식 할 때는 그냥 굶기만 하면 됐는데, 이제는 시민들이나 농성장에서 행패를 부리는 어르신들까지 일일히 상대해야 하다 보니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털어 놨다. 실제 농성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농성장에 들어와 폭언ㆍ욕설을 퍼붓거나 폭행 등 행패를 부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기자가 방문한 3시께에도 말쑥한 정장 차림을 한 노인이 욕설을 퍼붓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안산대학교 사회복지과에 다니는 이현세(21)ㆍ이성현(21)씨는 농성장 한 켠에 앉아 이제 막 단식을 시작하고 있었다. 뒤늦게 농성에 합류한 이유에 대해 이현세씨는 "처음에는 특례입학과 관련된 루머, 논란들을 들으면서 오해를 하기도 했는데 직접 이곳에 와 이야기를 나누고 자료를 살피면서 진실을 알게 됐고, 진상규명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옆에 앉아 있던 이성현씨는 친구들에게 농성장 방문을 먼저 제안한 이다. 그는 "사회복지과 학생인 만큼, 사람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것이 사회복지과의 철학과 가치관에 맞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농성장을 찾게 됐다"며 "추석까지 농성을 이어가기는 어렵지만, 이렇게 한 번 하고 나면 다른 친구들도 함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설명했다.


◆"국민들께 감사…그러나 실종자 가족이 더 걱정"


이 같은 '보통사람'들의 응원으로 가장 큰 힘을 받는 것은 세월호 유가족들이다. 세월호 희생자 김수빈(2학년 7반) 학생의 이모부인 박용우(48) 가족대책위 상황실장은 "실제 하루에만 300여명의 시민들이 함께해 주시고, 일부는 든든한 지원과 함께 음식까지 만들어 전달해 주신다"며 "쓸쓸할 것으로 예상했던 추석연휴 기간에도 국민들이 함께해 주신다고 하니 감사한 마음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한편으로 여전히 진도에 머무르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걱정했다. 박씨는 "국민들이 이렇게 든든히 지켜주시는 만큼, 오히려 더 걱정이 되는 건 진도에 남아 차례를 지내야 하는 실종자 가족들이다"라며 "자원봉사자도 빠지고, 지원도 끊기고 있는 것으로 들려오는 만큼 추석 기간에 저희 유가족들도 실종자 가족들을 찾아 뵐 예정이다"고 말했다.


추석연휴 기간 동안에도 특별법 제정 요구를 위한 다양한 활동은 계속 펼쳐진다. 5일에는 전국 38개 도시 80곳에서 귀향선전전을 열고, 6일부터 10일까지는 가수 이은미ㆍ강산에 등이 참여하는 추모공연 등이 이어진다. 특히 8일에는 유가족 일동이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이 생전에 좋아했던 음식을 1가지 씩 올리는 '기림상'을 차릴 예정이다. 이후 유가족 중 일부는 진도의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 방문하고, 일부는 광화문 광장으로 복귀할 계획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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