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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보이지 않는 '그림자 규제'부터 없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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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보이지 않는 '그림자 규제'부터 없애라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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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중반 이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금융위기로 세계 금융시장이 난파선처럼 흔들릴 당시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는 금융위기의 핵심 원인으로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을 지목했다.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구조화증권 등이 그림자 금융의 대표적 사례다. 이들은 막강한 힘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천문학적인 고수익ㆍ고위험 금융상품을 거래하면서도 복잡한 구조나 신용평가라는 포장 뒤에 숨어 손익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그림자 금융이란 별명이 붙었다.


당시 그림자 금융은 일반인과 직거래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규제와 감독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그러나 일단 문제가 발생하자 이들과 거액을 거래하던 은행, 증권, 보험사 등 공공 금융기관으로 곧바로 위기가 파급되었고 최종 피해가 일반 금융소비자에 돌아갔던 것이다.

금융뿐만 아니라 규제에도 '그림자 규제'가 적지 않다. 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한 동력으로 규제혁파를 내세우고 국민의 안전과 관련이 없는 비핵심 규제를 선정하여 강제 철폐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눈에 보이는 규제에 한정된다. 사실상 공식 규제보다도 더 큰 영향력을 미치고 철옹성처럼 경제의 효율을 가로막는 그림자 규제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다. 법령이나 법규에 명시되어 있지 않고 눈에 보이지도 않으니 없앨 수도 없다.


그림자 규제란 무엇인가? 감사원,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건축관련 위원회 등 경제적 해석을 내리는 사정기관들의 '유권해석'이며 '창구지도'이다. 이는 어느 법령에도 없지만 시장의 금융기관이나 기업에는 실제 법규 못지않게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눈을 부릅뜨고 규제혁파를 외쳐도 개선이 불가능하다.

가령 기업분할을 하려는 기업이 있다고 하자. 기업들은 자신이 이용하는 핵심 기술을 보유한 다른 기업의 지분을 갖고 있다. 지분 보유의 목적이 핵심 기술을 외부로 유출하거나 매각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경영상 보험 용도이다. 비상장기업이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투자 목적으로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기업분할 시 포괄승계로 인정해 세금을 내지 않게 해달라고 국세청에 유권해석을 부탁한다. 이런 경우 국세청은 무조건 인정할 수 없다는 쪽으로 답변한다. 기업이 곤란하든 말든 일단 세금을 더 거두는 것이 유리할 뿐 아니라 개별 기업의 곤란한 사정을 이해하여 재량으로 인정해주면 나중에 감사원 감사나 국회 국정감사가 두렵기 때문이다. 다른 사정기관에서도 유사한 일이 수두룩하다.


이런 억울한 유권해석이 나오면 기업들은 대부분 울며 겨자먹기로 그냥 받아들인다. 이를 소송으로 가져갈 경우 판례가 남아 다른 유사한 사례에서 명쾌한 법적 해석이 가능해질텐데 소송으로까지 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공연히 반항하는 기업으로 찍혀 '괘씸죄'로 몰릴수도 있고 소송에서 이겨봐야 경제적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그림자 규제를 없애려면 우선 기업들의 소송 비용을 줄여주기 위해서 전문가로 구성된 경제ㆍ금융 분야의 유권해석위원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림자 규제를 없애고 투명한 상거래 질서와 합리적인 판례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괘씸죄 비용'이나 '소송 비용'과 같은 거래비용을 줄여주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사안이 중대하고 해석에 논란이 있을 경우 공무원들이 감사원의 정책감사 결과에 대해 항변할 수 있는 상급 채널도 설치되어야 한다. 감사원이 독주하는 체제에선 공무원들이 소극적이고 자기보신적인 유권해석을 내릴 수밖에 없다. 공무원에게 감사원은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자 '궁극의 갑(甲)'이기 때문이다. 규제개혁의 60~70%는 실제 감사원이 해야할 몫이라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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