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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우버(Uber)와 교황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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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우버(Uber)와 교황님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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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에 재미난 세미나가 열립니다. 우버(Uber)의 대표가 직접 참여하는 공유경제와 규제에 대한 토론이 있다고 하는군요. 아시다시피 우버는 고급 차량 운전자들과 이용자를 연결해 주는 애플리케이션 기반 서비스입니다. 그동안 몇몇 사람들 사이에서만 알려져 있던 이 서비스는 최근 서울시의 고발과 벌금 부과가 알려지면서 오히려 크게 알려지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 서비스가 기본적으로 불법 택시 서비스라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우버를 지지하고 서울시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서비스의 품질과 자원의 효율성을 강조합니다. 깨끗한 공간, 기사의 세심한 서비스를 옹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저도 최근 몇 번 우버 서비스를 사용하고 나서 "크게 틀어놓은 라디오나 기사의 개인 넋두리를 들을 필요가 없어서 좋다"는 글에 공감한 적이 있습니다. 자원을 좀 더 효율적으로 이용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차량을 놀리지 않고 이런 용도로 서로 공유하면 자동차의 제조와 운행에 필요한 천연자원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지요.

비판과 견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비판은 전 세계적이며 강력합니다. 택시업체들 입장에서 우버는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택시기사들의 대규모 실직을 점치는 사람들마저 있습니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우버팝 서비스(우버에는 렌트카를 이용한 우버블랙과 개인차량을 이용하는 우버팝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우버블랙만 서비스)가 금지되는 추세이고, 미국의 몇몇 공항에서는 출입이 제한되기도 했습니다. 우버 서비스의 법적 위치가 애매해서 사고가 났을 때 보험처리 문제가 명확하지 않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우버를 비판하는 쪽에서 언급하는 택시산업 몰락이나 보험 미비와 같은 문제점들은 다소 상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존재하는 모든 산업과 기업을 다 지켜야 한다면 파괴적 혁신이 생겨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또 관련 법규나 보험은 기술이나 산업 변화에 부응해야 하는 것이지 신성불가침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동시에 우버를 옹호하는 쪽에서 자꾸 공유경제와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는 것에 마음이 좀 불편합니다. 현재의 우버는 리무진 대여 서비스와 유사한 상업적인 서비스에 가까우며 공유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낸다는 주장은 공허하기 때문입니다. 더 솔직히 말하면 우버와 같은 기업이 자신의 사회적 가치를 과잉 홍보해 오히려 사회적 가치 창출을 추구하는 기업들에 대한 나쁜 인식을 갖게 할까 두렵기까지 합니다.


우버와는 달리 최근 세상에는 혁신을 통해 적정한 수익과 커다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커질 거라 생각합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기업과 사회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또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가운데 한 분이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해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던 교황님입니다.


그는 지난해 기업가와 투자자들이 모인 한 세미나에서 시장은 개인들의 이익뿐 아니라 인류의 공동이익에도 봉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기술과 혁신의 의미는 부의 축적에 얼마나 기여하는가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인류의 공동이익에 얼마나 기여하는지에 따라 정의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자본시장이 사람들의 필요에 의해 작동하지 않고 거꾸로 사람들의 운명을 결정짓는 현실을 도저히 참을 수 없다고까지 언급합니다. 종교 지도자로서는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입니다.


우버는 매우 흥미로운 파괴적 혁신입니다. 그러나 공유경제와 사회적 가치라는 이름을 갖기에 적합한 기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교황님의 기준으로는 말이지요.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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