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중국에 투자한 국가 중 한국이 7년 만에 일본을 넘어섰고, 중화권을 제외하면 1위 투자국이 됐다는 보도가 지난 7월 말에 있었다. 그러나 이달 초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이 로컬 업체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줬다는 충격적인 기사가 실렸다.
최대 투자국이 될 만큼 우리 기업의 중국 진출이 활발했는데 삼성 스마트폰이 현지업체의 도전을 받고 있다니 어떻게 된 일인가? 사실 외국기업이든 현지기업이든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이 없으면 바로 탈락하는 것이 중국 시장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까지 어려워졌다는 소식에 최대 성장시장을 찾아 나선 우리 기업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중국 투자에서 성공한 한국 기업의 사례를 모아 공통 요인을 정리해 본다.
첫째, 발전 가능성이 큰 지역을 선점한다. 중국 본토는 31개 성급지역으로 구분되고 다양하다. 신장의 면적은 166만㎢에 달하지만 상하이는 8000㎢에 불과하다. 2013년 광둥의 인구는 1억644만명, 시장은 312만명이다. 톈진의 1인당 지역총생산(1만6201달러)은 꾸이저우(3728달러)의 4.3배에 달한다. 따라서 중국은 지역별 특성에 따라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역개발 정책 측면에서 보면 네 개 지역으로 나눈다. 서부대개발(12개 성급지역), 동북진흥(3개), 중부궐기(6개), 동부(10개) 지역이다. 서부지역은 개발정책이 시작된 2001년 이후 2013년까지 실질기준으로 연평균 경제 성장률 12.9%,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22.3%, 수출 증가율 28.2%를 기록했다. 삼성과 현대자동차가 서부지역의 핵심인 시안과 충칭에 생산기지를 세우는 것도 이 지역의 발전 가능성을 본 것이다.
둘째, 중국 정부가 육성하고 지원하는 분야에 진출한다. 현재 중국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발전으로 정책방향을 바꾸면서 주목 받는 것은 7대 신흥전략 산업이다. 에너지절감ㆍ환경보호, 차세대 정보기술(IT), 바이오테크, 하이엔드 제조업, 신에너지, 신소재, 친환경자동차 등이다.
셋째, 합작투자 지분구조를 잘 설정한다. 현지 조달ㆍ생산ㆍ판매 및 정부관계 등에서 문제가 없다면 단독투자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현지기업과 합작해야 한다. 이때 지분구조가 중요하다. 중국은 다수지분을 가진 외국기업의 경영권에 법적으로 많은 제한을 둔다. 정관개정, 인수합병, 해산 등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이사회의 만장일치 및 주주총회의 3분의 2 이상 통과를 요구한다. 또 투자계획, 연도예산수립 등 일상적인 의사결정은 이사회의 3분의 2 이상이 참석해야 논의할 수 있다. 따라서 다수지분을 고집하는 것보다 핵심부서 책임자 선정 등 실질적인 권한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체계적인 현지화 전략이다. 이는 단순히 법인장 및 관리자들을 현지인으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연구개발ㆍ인력관리ㆍ조달ㆍ생산ㆍ판매 등 경영요소의 현지화뿐만 아니라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현지사회와의 융합, 그리고 본사와 현지법인의 적절한 관계설정도 포함한다. 본사는 현지법인에 권한을 위임하는 동시에 지원과 감독을 강화한다.
다섯째, 투자 초기부터 상시 위기대응 전략을 마련한다. 중국의 경영환경 급변에 대비한 세부 대응방안을 수립하고 상황에 따라 지분매각, 운영중단, 자산매각, 청산 등 적기에 출구전략을 단행한다. 노무, 회계, 세금 등 문제도 수시로 점검해 철수 시 예상치 못한 부담을 줄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국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중국 전문가를 많이 확보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회사 최고의 인재들을 중국 전문가로 육성하고 경영층에 많이 발탁해야 한다. 이렇지 않다면 경쟁이 치열한 중국 시장에서 빨리 탈출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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