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오픈 前에 프리오픈? 문제 드러나면 업체에 보완 요청
안전논란 끊이지 않자 서울시 시민검증 직접 받기로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잠실 제2롯데월드 저층부 상업시설 임시개장에 앞서 '프리오픈(pre-open)'이라는 생소한 방식을 도입한 서울시의 의도는 부담을 덜어보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건축물이고 안전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만큼 서울시와 롯데그룹 모두 시민들의 검증을 받은 상태에서 임시개장을 해보자는 차원이란 얘기다.
제2롯데월드의 안전과 교통문제는 송파구 주민을 비롯해 국민적 관심사로 부각돼 있는 상태다. 서울시는 신중한 논의과정을 거친 결과 임시사용승인을 강행하기보다는 건물 개방 후 실제 이용상황을 시민들이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진희선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임시사용승인을 강행하기보다는 건물 개방 후 시민들이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 기간 중 드러난 문제점이 있다면 롯데 측에 보완을 요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임시사용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프리오픈이라는 것이 처음 도입된 만큼 편법을 자초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서울시는 정상적인 행정 행위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건축허가나 사용승인과 달리 임시사용승인은 시가 요건에 맞춰 재량권을 갖는 만큼 공익적 필요가 있는 이번 사안에서는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석촌호수 지반 침하에 대한 우려 등 아직 시민들의 불안감이 100%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최종 임시사용승인 여부는 추석 이후에 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결정에 앞서 23인의 전문가와 시민들로 구성된 시민자문단은 총 13회 가량 회의를 거쳐 현안 등을 검토했다. 시민 자문단은 석촌호수 수위저하, 주변지반 안정성 문제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인이 규명되기 전에 임시사용을 승인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오픈이라는 중간점검 기간을 결정함에 따라 이 기간 동안에는 상품 판매와 같은 영업행위 없이 임시개장 예정 구간을 개방해 시민과 전문가 등이 현장을 둘러보게 된다. 현장견학 방법 등은 롯데그룹이 여건을 감안해 결정하게 된다.
아울러 서울시는 ▲시민참여 종합 방재훈련 ▲교통상황 모니터링 ▲타워동 공사장 안전관리 실태 ▲석촌호수 주변 안전상태 등을 점검한다. 재난유형별 종합방재훈련을 실제 상황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실시해 피난방재능력도 최종 확인할 계획이다.
프리오픈이 결정됨에 따라 이곳에 입점하는 점포의 업주들은 브랜드명과 함께 선반과 조명, 쇼윈도 등 실내 인테리어를 갖출 수 있게 된다. 다만 실제 영업행위는 이뤄지지 않는 만큼 상품이 진열되거나 판매사원이 배치되지는 않는다.
업계에는 임시사용승인 전 프리오픈을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받아들이면서도 이변이 없는 한 정식 영업행위가 허용되기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 측이 수많은 보완사항을 이행했기 때문에 사실상 임시사용승인을 내주기 위한 전 단계라고 보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프리오픈 후 다시 검토한다 하더라도 눈에 띄는 문제가 있지 않는 한 임시사용승인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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