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최근 서울시 송파구 일대에 잇달아 발생한 일명 '싱크홀' 현상이 나타나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 전문가 진상조사단 위원장인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27일 "제2롯데월드의 기초공사가 제대로 됐다면 싱크홀이 발생 할 수 없고 무너질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날 오후 7시께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송파시민연대·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개최한 '제2롯데월드 안전대책을 위한 시민공청회'에서 "싱크홀 문제 등이 계속 보도되면서 주민들에게 막연한 불안감이 생기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선 박 교수는 "초기 롯데 측이 450t에 달하는 지하수 유출 등을 제대로 밝히지 않으며 불안감을 키운 점은 있다"면서도 "언론에서 동공이 발생해 빌딩이 주저앉을 수 있다는 등의 보도를 이어가며 주민들의 막연한 불안감만 거친 것도 사실"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공학적 관점에서 '제2롯데월드' 붕괴와 같은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지질도 등을 분석해보니 공사현장은 모래가 19m가량 쌓여있었는데, 롯데 측은 터파기를 하며 30~37m까지 터파기를 한 만큼 싱크홀이 생길 수 있는 모래층은 사라졌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123층의 거대한 빌딩 아래서 싱크홀이 생겨 기울어 질 수 있다는 것은 공학적으로 적절한 설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걱정하시는 '주택 붕괴' 역시 지하를 지나가는 지하철 등은 암반층을 통과하기 때문에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며 "특히 송파·잠실 지역의 지질도를 보면 지표 기준 15~20m가량이 모래로 돼 있고, 그 아래는 암반층으로 돼 있기 때문에 대규모 싱크홀이 일어날 가능성 역시 적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언론 보도, SNS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확산된 불안감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박 교수는 "막연한 불안이 우리 사회에 계속 퍼지가 되는 것도 문제"라며 "잘못된 소문에 의한 불안감은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국에서 나타나는 대부분의 도로침하현상(싱크홀)의 원인으로 하수관로 노후화가 꼽혔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싱크홀이 나타나는 원인을 보면 85%가량이 하수관로 노후화 때문이다"라며 "서울시내 하수관로만 1만km가 넘는데, 이 중 30년을 경과 한 것이 48%에 해당하는 만큼 최소한 싱크홀이 발생할 수 있는 모래·자갈층의 하수관거는 전수조사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는 28일 오전 석촌지하차도 인근에서 발생한 싱크홀 문제 등에 대한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 교수는 이에 대해 "대형 충적층 공사 시 지하수 평가 등 개선대책을 내 놓을 것"이라며 "조사단 역시 지하철 공사 등 원인으로 지목되는 여러 분야에 대한 증거자료를 확보해 정확한 원인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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