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선고한 원심 깨고 원심법원에 돌려보내…“철도공사 사업운영에 막대한 손해”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에 참가한 노동조합원들의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해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받아들이지 않고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이인복)는 철도노조 조합원 이모씨 등 22명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받아들이지 않고 유죄 취지로 대전지법에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박보영)는 최모씨 등 9명의 철도노조 조합원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해서도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받아들이지 않고 유죄 취지로 돌려보냈다.
철도노조는 2009년 4월 서울역 광장에서 소속 조합원 2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철도노동자 총력 결의대회’를 열고 ‘공기업 선진화 반대, 5115명 정원 감축 및 복지축소 규탄, 인천공항철도 근본대책 마련, 공기업 지배구조 민주화, 손해배상 및 노조 고소·고발 규탄 등 노조탄압 저지’를 주장한 바 있다.
철도노조는 2009년 11~12월 순환파업 전면파업 등을 진행했고, 일부 조합원들은 이와 관련해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원심은 업무방해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순환파업과 전면파업은 공동투쟁본부가 정한 일정과 방침에 맞춰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 반대 등 구조조정 실시 그 자체를 저지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었음이 뚜렷이 드러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원심은 순환파업과 전면파업이 한국철도공사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우며 열차 운행 중단으로 상당한 손해가 발생했더라도 이는 사업장 자체의 성격에 기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업무방해죄에서의 위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한국철도공사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과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봄이 상당하다”면서 “순환파업과 전면파업은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판결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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