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대반전 겨냥한 초이노믹스에 동참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최대열 기자, 김승미 기자]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등 국내 주요 그룹 및 기업들이 추석 전 최대 자금을 푼다.
협력업체 등에 풀리는 자금은 6조원 이상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아울러 주요 그룹은 올 추석 선물세트 물량도 늘리는 등 내수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대기업→중소기업→가계→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제정책(초이 노믹스)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수요사장단 회의 직후 협력사 납품대금 1조8000억원을 조기 지급키로 한 그룹의 방침에 따라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삼성그룹 18개 계열사는 이번 주부터 대금을 지급하고 있다. 삼성이 지급키로 한 추석 전 협력사 자금은 지난해 9000억원보다 2배나 늘어난 금액이다.
삼성은 여기에 온누리 상품권(전통시장 상품권) 300억원어치를 구매, 임직원 및 협력사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풍부한 자금이 시장에서 선순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삼성 경영진의 생각이다.
재계 서열 2위인 현대차그룹 역시 한가위 전에 1조1500억원을 협력사에 조기 지급키로 하고 현재 각 계열사별로 자금을 지급중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에 부품이나 원자재 등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는 2000여곳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은 "2ㆍ3차 협력업체까지 자금운영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기 위해 1차 협력업체가 명절 이전에 2ㆍ3차 업체에 대금을 앞당겨 지급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기집행 자금이 1차 협력업체에 묶이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설명이다.
LG그룹도 다음달 5일까지 협력사 납품대금 1조1000억원을 조기 지급한다. 또 온누리 상품권 100억원어치와 함께 추석 연휴 전날 정기상여금 100%씩을 직원들에게 지급한다. 포스코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또한 추석 전 각각 4500억원과 5000억원을 조기 집행키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이 내수활성화 차원에서 조기 지급하는 납품대금의 규모를 늘렸다"며 "선지급된 자금이 가계로 흘러가도록 유도하고 있고, 또 이를 통해 내수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추석 대목을 앞둔 백화점 등 유통업계도 초이노믹스에 적극 동참키로 했다. 신세계백화점 및 이마트는 중소 협력업체 총 5100여곳을 대상으로 납품 대금 6800억원을 조기 지급하며, 현대백화점그룹(1200억원), 롯데백화점( 800억원), 홈플러스(2700억원) 등도 내수활성화 차원에서 납품대금을 선지급키로 했다.
이와 함께 주요 그룹 및 기업들이 선물세트 준비물량을 늘리면서 백화점 등의 기업주문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최대 2배까지 늘었다. 롯데마트의 경우 최근 7일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량 늘었으며,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추석 선물세트의 판매율이 전년대비 92% 증가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의 조기 자금 집행과 함께 단체 추석선물 주문도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며 "기업들이 내수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는 만큼 추석 이후 좋은 성과가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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