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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화합' 한다지만…3가지 과제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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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KB금융그룹 경영진들이 새로운 KB를 만들기 위한 결의문을 채택했다. 최근 경기도 백련사에서 진행된 '템플스테이'에 함께 모여 소통과 화합, 신뢰회복을 통한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약속한 것이다.


이는 그동안 금융사고와 내홍 등 조직 안팎에서의 잇따른 불미스러운 일들로 그룹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심기일전하겠다는 강한 의지다. 그러나 KB금융이 재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이 첩첩산중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빠르면 이번주부터 계열사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 인사 작업에 돌입한다. 먼저 임기가 만료된 계열사 사장들에 대해 교체 또는 임기연장을 선택해야 한다. 국민은행을 제외한 KB금융 계열사 사장들의 임기는 1년이다.


현재 KB금융 계열사 중 김진홍 KB생명 사장과 정회동 KB투자증권 사장, 이희권 KB자산운용 사장, 박인병 KB부동산신탁 사장, 장유환 KB신용정보 사장은 임기가 만료됐다.

또 최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중징계가 결정된 임원들에 대한 거취도 주목된다. 김재열 KB금융지주 전무(최고정보책임자)와 문윤호 KB금융지주 IT기획부장, 조근철 국민은행 IT본부 상무, 정윤식 국민은행 전략본부 상무가 그 대상이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경우 현재 이헌 서영업추진본부 부행장과 임병수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 민영현 상품본부 전무, 박정림 WM사업본부 전무의 임기가 만료된 상황이다. 이들에 대한 인사도 관심사다.


KB금융 관계자는 "계열사 사장들의 경우 그동안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1년 정도 임기연장을 해왔다"며 "하지만 현재 KB금융이 처한 상황을 볼 때 계열사 사장과 임원 인사에서 새롭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영록 KB금융 회장이 화합을 강조한 만큼 이번 인사에서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KB금융 경영진은 템플스테이를 통해 그간 사태에 대한 자성의 시간을 갖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출발하는 KB'를 만들기 위한 재도약의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를 놓고 불거진 이건호 은행장과 사외이사들간 갈등을 해결하는 일이 고비다.


특히 주전산기를 유닉스 체제로 교체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데 금감원 제재심의가 손을 들어준 상황이라 이에 대한 사외이사들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사외이사들은 주전산기를 현 IBM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IBM을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까지 했다.


국민은행은 제재 수위가 결정됨에 따라 지난 5월30일 이후 보류했던 전산 교체 절차를 다시 진행할 계획이다.


이 행장은 금감원 제재심의에서 경징계 결정을 받은 다음날인 지난 22일 "(금감원의 결론이 났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한 부분에 대해 문제는 확인이 된 것"이라며 "이제부터 어떻게 풀어나갈지는 적절한 방법을 찾아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행장이 사외이사들에게 자신의 논리가 맞았다는 점을 더욱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사외이사들은 금감원 제재심의에서 주전산기 교체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기존 방침을 고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기존 방침을 철회하기는 어렵겠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소통과 화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 행장도 사외이사들과 갈등을 풀고 조직의 안정을 위해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KB금융이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노조와의 갈등을 봉합하는 일도 시급하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는 임 회장과 이 행장에 대해 연일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불편한 속내를 감추고 템플스테이 운운하는 쇼맨십과 추태에서 벗어나 KB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지금이라도 자진 사퇴하는 명예를 선택하기 바란다"고 비난했다.


노조는 금감원의 제재심의 결과와 별개로 회장과 행장에 대한 퇴진 투쟁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KB금융 관계자는 "노조와 오해를 풀고 소통과 화합을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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