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새앨범 '2막1장'…"서울 사랑 노래하고 싶어"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들국화 시절을 돌아보면 제가 일탈이 아니라 '오탈'을 한 것 같아요. 정말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이제 바다를 건넜기 때문에 과감히 1막을 접고 2막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2막이 재밌잖아요."
가수 전인권(60)이 '들국화'가 아닌 '전인권 밴드'란 이름으로 다시 '행진'을 시작한다.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 IFC몰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전인권 밴드'의 새 앨범 '2막1장' 발매 기념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에서 전인권은 "음악적으로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인권은 지난해 말 들국화 재결성 앨범을 선보였다. 하지만 드러머 주찬권이 지난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활동을 중단했다. 그러던 중 올해 초 피아니스트 정원영, 드러머 신석철, 기타리스트 안지훈 등 7명의 젊은 뮤지션과 마음을 모으면서 '전인권 밴드'를 결성했다. 전인권이 홀로 앨범을 낸 것은 2004년 솔로 앨범 '전인권과 안 싸우는 사람들' 이후 10년 만이다.
다음 달 4일 출시하는 앨범엔 전인권이 작사·작곡한 8곡과 작곡가 정원영이 만들고 전인권이 가사를 붙인 3곡을 포함해 총 11곡을 수록됐다. 전인권 밴드는 정식 발매에 앞서 '내가 왜 서울을'과 '사람답게' '눈물' 등 세 곡을 이날 정오 온라인에 먼저 공개했다.
전인권은 "이번 노래엔 특히 리듬이 많이 들어가서 곡이 슬프고 애틋하다"며 "대신 연주하는 재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언더그라운드에서 록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무언가 서울을 사랑하지 않으리라는 편견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어쩌면 우리가 서울이라는 공간을 더 정확하게 사랑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들국화 시절 추억을 담담하게 풀어낸 '내가 왜 서울을'은 보컬리스트로서의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곡이다.
이어 전인권은 '사람답게'에 대해서는 "내가 정말 힘들던 시기에도 설렘이라는 감정이 오더라"면서 "누구나 안에 느낌, 진실, 노래가 있는데 그게 사람답게 살고 싶은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가사의 의미를 풀어냈다.
들국화 원년 멤버인 최성원(60)과의 재결합에 대해 묻는 질문에 그는 "서로 돕고 싶고 어울리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음악적 방향과 성질이 달라서 자주 싸우게 된다"며 "이제 진짜 싸우기 싫다. 잘 조화가 되면 성원이가 이 밴드에 합류해 어쿠스틱 기타를 치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전인권은 "일시적인 활동이 아니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계속 해나갈 것"이라며 "에릭 클랩턴이 기타를 쳐준다고 해도 (멤버를) 바꾸지 않는다"고 멤버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이어 그는 "다만 내년에 이름은 바꿀 수 있다. 박민규 작가가 '마더'라는 이름을 제안하기도 했고 '더블펌'이라는 이름도 고민 중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는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장기하가 사회를 보고 핫펠트(예은)가 축하 무대를 꾸몄다. 소설가 박민규도 행사에 참여해 그의 2막을 응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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