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모멘텀 소진에 한달만에 1010원대 복귀
코스피 상승세 제한…2000선 중반 횡보예상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이현우 기자]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조정에서 벗어난 코스피가 이번에는 환율문제로 발목이 잡힐 것이라는 우려가 배어나오고 있다. 지난 4일 2080선을 넘어선 이후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가운데 환율 하락 이슈가 재차 불거지면서 또 다른 박스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환율문제로 새로운 정책모멘텀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코스피가 2000선 중반에 머물며 횡보하겠지만 상승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시 영향 제한적…높아진 정책 신뢰 주목 =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3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2.03포인트(0.59%) 오른 2065.16을 기록 중이다. 전날 2053.13까지 하락했던 코스피는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됐다는 소식에 반등하고 있지만 2060선을 좀체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이 101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수출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가흐름이 부진해진 탓이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인하 기대감에 따라 지난 한달동안 1030원대까지 회복됐던 원ㆍ달러 환율이 추가적인 정책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곧바로 하락하며 코스피의 추가적 상승을 막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금리인하 발표로 정부의 경기부양의지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만큼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환율문제가 기업 실적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상승세를 둔화시킬 수는 있지만 정책 기대감 전체가 꺾인 것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추가 금리인하가 예상보다 어렵다는 예측이 강해지면서 채권으로 향하던 투자자금이 증시로 쏠려 유동성 환경이 좋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환율, 잭슨홀 미팅이 최대 변수 = 원ㆍ달러 환율은 이틀연속 1010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3원 내린 1016.3원에 개장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 한 달 만에 1010원대로 내린 1017.6원에 장을 마감, 지난 7월14일(1018.20원) 이후 한달 만에 1010원대로 내려왔다. 전문가들은 향후 원ㆍ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여부는 미국에서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김대형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올해 0.5%포인트 내릴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치가 컸는데 이주열 총재의 중립적인 발언이 쏟아지면서 기대감이 낮아지며 원화가 강세를 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잭슨홀 미팅에서 고용시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 금리인하 가능성이 후퇴하는 발언이 나온다면 원ㆍ달러환율은 1010원대에서 밀려나 1000원을 하단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은 하단테스트를 지속적으로 할 것으로 보이나 하단에서는 당국 개입 경계도 만만치 않아 단기적으론 1010원대 중후반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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