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조금 단속에 이통사들 요금할인 경쟁
번호이동 시장 얼어붙은 가운데 묶음형 요금할인이 대세
10월 단통법 시행되면 보조금→요금할인 경쟁으로 옮겨갈 가능성 커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정부가 불법 보조금 근절 단속 강화에 나선 가운데 이동통신3사들이 보조금 대신 할인경쟁을 통한 신규고객 유치에 한창이다. 주유, 카드 등의 사업자와 제휴를 맺고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요금제로 신규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가족 간 이동전화 2개 회선과 초고속인터넷을 결합하면 사실상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하는 혜택을 선보였다. SK텔레콤 휴대폰을 쓰는 가족 2~5명이 결합하면 신규가입, 기기변경 시 월정액 요금을 인당 월 최대 1만원씩 24개월 간 할인해 준다. 요금 할인을 받지 않고 결합만 한 고객에도 기기변경 또는 재약정 시 최대 24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5월에도 가족 간 무선결합 요금할인 프로그램인 '착한 가족할인'을 내놨었다. SK텔레콤이 잇따라 결합형 요금제를 선보이는 것은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무선 가입자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가족 간 묶음 상품을 출시할 경우 록인(Lock-inㆍ가입자 가두기) 효과가 가장 크다.
KT도 가족끼리 묶어 할인받을 수 있는 요금제를 선보였다. '우리가족 무선할인'은 KT 3GㆍLTE로 신규 가입이나 번호이동, 기기변경, 재약정 하는 KT 고객이 가족과 결합하면 24개월 동안 이용요금에 따라 일정금액을 깎아준다.
우리가족 무선할인 결합 고객 중 한 명이 올레 인터넷(유선) 서비스에 가입하면 '뭉치면 올레' 결합 할인 혜택으로 전환된다. '뭉치면 올레'는 인터넷과 본인 또는 가족의 LTE 모바일을 결합 시 LTE 요금제의 월정액에 따라 회선별 할인 혜택을 준다.
LG유플러스는 가족 묶음 할인 대신 모바일과 초고속인터넷을 함께 사용할 경우 모바일 요금제에 따라 매월 통신 요금을 할인해 주는 '한방에요(yo)' 상품을 강화했다. 기본료와 회선에 따라 최소 5000원에서 최대 1만9000원까지 할인금액이 달라진다.
다른 요금할인 프로그램과 중복가입이 가능하며, 모바일과 인터넷 결합에 IPTV를 결합하면 2000원(대표회선)의 요금할인을 추가로 받는다.
한편 고객의 보조금 지급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오는 10월 시행되면 보조금 경쟁이 요금 할인 경쟁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신사별 서비스와 품질 차이가 거의 없는 시장 특성 때문이다.
권나현 한국신용평가 수석 연구원은 "이제껏 통신사들은 수익구조를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가입자를 늘리는 것이 필수적이었다"며 "과점경쟁 구조 아래 통신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영업전략은 보조금 정책뿐이었기 때문이다"라고 전제했다.
권 연구원은 이어 "통신사별 서비스나 품질 차이는 거의 없고 이용자들은 가격 탄력성이 높기 때문에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통신사들은 요금할인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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