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EPL 맨유와 개막전, 한국인 유일의 '믿을 맨' 출격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기성용(25·스완지시티) 뿐이다. 오는 16일 오후 8시 45분(한국시간)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리는 공식 개막 경기를 시작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9개월에 걸친 장정에 들어간다. 대한민국 선수가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팬들에게는 감질나는 겨울이 될 것 같다.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한국 선수는 기성용과 윤석영(24ㆍ퀸스파크 레인저스ㆍQPR) 둘 뿐이다. 그나마 윤석영은 아직 주전 자리도 못 굳혔다. 한국 선수들의 주 무대는 독일 분데스리가로 넘어갔다.
◇믿을맨 기성용 = 기성용은 구단의 신뢰를 받는 가운데 주전경쟁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브라질 월드컵 이후 애스턴 빌라, 선덜랜드 등에서 이적 제안이 있었지만 스완지에 잔류하기로 했다. 그는 12일 스완지 지역매체 '웨일스온라인'과의 인터뷰에서 "돈을 좇기보다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스완지의 경기방식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지난 5월 8일 새로 부임한 게리 몽크(35) 감독도 "기성용은 세계 정상권을 넘보는 선수다. 책임감도 있고 우리 팀에 꼭 필요하다"고 했다.
기성용은 4-2-3-1 전형의 중앙 미드필더로 중용될 전망이다. 같은 자리에서 두 시즌동안 임대로 뛴 조나단 데 구즈만(27)이 원 소속팀 비야레알(스페인)로 복귀했다. 베테랑 미드필더 레온 브리튼(32)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적시장이 9월 1일까지라 변수가 남았지만 현재로서는 존조 셸비(22)와 짝을 이뤄 중원을 책임질 가능성이 크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41)은 "공격형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병행할 수 있고, 전술적으로도 활용가치가 높다. 본인도 더 많은 출전 기회를 택한 만큼 시즌 초반부터 주전으로 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기성용의 개막전 상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다. 루이스 판 할 감독(63)에게 지휘봉을 맡긴 맨유는 시즌을 앞두고 열린 친선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분위기가 고조됐다. 지난 5일 끝난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에서는 지난 시즌 리그 준우승팀 리버풀을 3-1로 꺾고 우승했다. 조별리그를 포함해 네 경기동안 아홉 골을 넣고 네 골을 허용했다. 기존 선수인 데런 플레처(30)와 후안 마타(26)에 아틀레틱 빌바오(스페인)에서 뛰던 에레라(25)가 가세하면서 미드필드진이 단단해졌다. 선덜랜드에서 임대로 뛰며 네 골과 도움 두 개(컵 대회 포함)를 기록한 기성용의 역할이 필요하다.
◇윤석영의 생존경쟁 = 윤석영은 주전선수가 아니다. 지난 시즌 챔피언십(2부리그)에서도 아홉 경기를 뛰는데 그쳤다. 해리 레드냅 감독(67)의 전술에서 윤석영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기 어렵다. 윤석영의 자리인 왼쪽 측면 수비수로는 아만드 트라오레(25)가 건재하고, 유벤투스(이탈리아)에서 임대로 합류한 마우리치오 이슬라(26)도 대기중이다. QPR의 개막전 상대는 지난 시즌 간신히 강등 위기를 넘긴 헐시티다. 윤석영으로서는 시즌 초반 출전 기회를 얻는 행운이 따라야 하고,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인상적인 활약과 함께 골 또는 도움과 같은 '실적'을 남길 필요가 있다.
◇수아레스가 떠난 득점왕 판도 =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31골) 루이스 수아레스(27)가 5년 계약을 하고 FC바르셀로나(스페인)로 갔다. 대신 스페인 무대에서 골잡이 두 명이 합류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출신 디에고 코스타(26·첼시)와 바르셀로나에서 건너온 알렉시스 산체스(26ㆍ아스널)다. 코스타는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 득점 3위(27골), 산체스는 4위(19골)에 올랐다. 나란히 우승후보 팀에 몸담고 있는 만큼 이적 첫 시즌부터 득점왕 후보로 꼽힌다. 기존 선수들 가운데는 다니엘 스터리지(25)가 1순위다. 지난 시즌 스물두 골을 넣어 수아레스의 뒤를 이었다. 2011~2012시즌부터 2회 연속 득점왕을 차지한 로빈 판 페르시(31)와 프리미어리그 통산 득점 4위(173골)를 기록하고 있는 웨인 루니(29·이상 맨유)도 판 할 감독의 신뢰 속에 칼을 벼리고 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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