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7월 중 은행권 수신 증가폭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부가세를 내려는 기업이 돈을 찾았고,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이자 수익을 좇아 돈 맡길 곳을 옮겼다. 휴가비 지급으로 마이너스 통장 수요가 줄면서 은행권 가계대출은 증가폭이 줄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중 금융시장 동향' 분석결과 은행 수신 증가폭은 말잔 기준으로 8조8000억원 감소했다. 전월 증가폭이 9조3000억원에 다다랐음을 고려하면 감소폭이 상당하다.
수신 감소에는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있었다. 부가세 납부를 위해 돈을 찾은 기업이 많았고, 고수익을 좇아 돈 맡길 곳을 바꾼 지차체들이 일부 자금을 정기예금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수시입출식예금 수신 증가폭은 10조7000억원에서 마이너스 10조9000억원으로 급감했다.
같은 이유로 은행권의 기업대출(원화)은 전월보다 증가폭이 늘었다. 전월 3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던 은행권 기업대출은 이달 2조7000억원 불어났다. 대신 휴가철 기업들의 상여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은행의 가계대출(모기지론 양도 포함)은 증가폭이 줄었다.(14.6월 +3.1조원 → 7월 +2.8조원) 마이너스 통장 대출 증가폭은 전월 5000억원에서 이달 3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 양도 포함)(+2.6조원 → +2.6조원) 증가폭은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또 CD에 몰린 돈이 3조원 줄었고, 은행채 수신 감소폭은 전월 1조5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를 벗어나진 못했다. 그 사이 정기예금(-0.2조원 → +4.0조원)은 수시입출식예금과 CD만기도래자금이 유입돼 상당폭 증가했다.
이외에 반기말 인출자금이 다시 유입되면서 자산운용사 수신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월 -1조1000억원을 기록했던 자산운용사 수신은 이달 11조5000억원 늘었다. 머니마켓펀드 수신은 전월 4조원 줄었지만 이달 6조5000억원 불어났다. 채권형펀드 유입 자금 증가폭은 전월 1조원에서 4조9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시장금리 하락 기대와 재간접펀드 자금 유입 등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주식형펀드(-0.6조원 → -2.0조원)는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등으로 환매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감소폭이 확대됐다. 회사채(공모)는 금리 하락으로 발행수요가 늘면서 큰 폭의 순발행을 기록했다.(14.6월 -0.1조원 → 7월 +2.9조원)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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