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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방준위 "유가족 뜻 받들어 '세월호 특별법' 제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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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방준위 "유가족 뜻 받들어 '세월호 특별법' 제정하라"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이틀앞둔 12일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위원장인 강우일 주교가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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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이틀을 앞둔 12일 강우일 교황방한준비위원장은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담화문 발표에서 "세월호 유가족의 염원을 받아들여 세월호 특별법을 신속히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전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대책위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들과 국민들의 뜻이 반영돼 철저한 진상규명에 적합한 특별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위원장은 유가족들의 '특별법 재협상' 요구를 지지하며 "유가족들이 가슴 아파하는 모습을 접하고 자식을 바다로 떠나보낸 부모의 아픔을 공감하면서 이분들의 염원이 관철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오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 시복미사와 관련, "(유가족들의 단식농성장이) 퇴거당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표명했다. 이어 "우리가 눈물 흘리는 사람을 내쫓고 예수님께 미사를 거행할 수 없다"며 "아픔을 끌어안고 가겠다"고 했다. 강 위원장은 "다만 미사 행사에서 전국 곳곳 천주교 교구의 신도들이 자리를 배정받아 장소가 한정적이어서 유가족들이 남아있을 자리를 확보토록 정부당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브리핑에 함께 참석한 조규만 준비위 집행위원장은 "행사 준비로 LED전광판, 스피커, 화장실 등을 설치해야 해서 준비기간동안만 자리를 비켜주면 다시 유가족들이 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협의 중"이라고 부연했다. 다음은 방준위와의 일문일답.


-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복미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나 ?
▲ (강우일 위원장) 교종이 어떤 메시지를 남길 건지는 아무런 힌트를 받은 적 없다. 방준위에서 나름대로 우리 사회와 우리 교회가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정보를 상세히 드리려고 노력을 했다. 다만 그런 정보를 통해 교종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다. 우리의 구체적인 현실 상황에 대한 조언을 주는 것이 무리겠지만 가톨릭교회 수장으로 복음의 큰 원칙과 오늘날 현대 여러 나라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폭넓게 조언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교황 대신 '교종'이란 표현을 썼는데 그 이유는 ?
▲(강우일 위원장) 우리나라 천주교 공식 용어로 교종도, 교황도 모두 있다. 이 중 교황의 '황'은 제국의 이미지를 나타낸다. 가톨릭이 400여년 전 아시아권에 도입될 시기, 로마교황청은 유럽대륙에서 제국의 정치권력과 위상을 실제로 갖고 있었다. 가톨릭 교회가 아시아로 전파되면서 동양에선 황제급의 정치적인 직위로 받아들여져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21세기 가톨릭 교회는 그런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제2차바티칸공의회(1962∼1965)'라는 쇄신을 딛고 교회관이 엄청나게 바뀌게 됐다. 오랫동안 '교황'이란 단어를 써와서 자동적으로 말이 나오긴 하지만 일부러 신자들에게 황제 이미지를 지우길 바라서 고집스럽게 '교종'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


-교황의 건강상태는 ?
▲(조규만 집행위원장) 로마교황청의 한국방문 실사단 등에 여러 차례 질문했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변을 들었다. 다만 연세가 많으셔서 성모병원을 중심으로 의료진을 구성해 뒀다. 서울 외에도 청주, 대전, 솔뫼 등등 여러 곳을 방문하시기 때문에 인근 다른 지역병원과도 협조를 구해뒀다.


-국내 신자들 외에도 외국 가톨릭 단체의 신자들도 온다고 전해 들었다.
▲ (허영엽 신부)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 사람들이 비자를 받기가 쉽지 않다.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여하는 인원 적지 않아 외교부 협조를 받아 2000여명 정도 참석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자 받기 힘든데 정부에서 도와주고 있다. 거의 입국하고 들어와 있는 상태다. 정상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청년들은 각 교구에 흩어져 2박, 3박을 보냈다. 나중에 대전교구에 전체가 집합할 것이다.


- 교황이 위안부를 직접 만나나 ?
▲ (조규만 집행위원장)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도 초청됐다. 여성가족부와 협의해 원하는 분들이 오는 걸로 했다. 평화와 화해를 위한 자리다. 이 자리에는 모든 상처 입은 사람들이 온다. 실향민도 있다. 이들 중에는 사제로 활동하는 분도 있고 그자리에 포함돼 있다.


-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도 명동성당에 초대됐다. 당초에 교황께서 제주교구에 방문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았나?
▲ (강우일 위원장) 요한바오로 2세가 왔을 때 서울, 대구, 광주, 부산 등을 갔다. 그 때 못 간 교구를 처음부터 안배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제주도도 검토했으나 여러 가지 일정을 짜다 보니 도저히 틈이 나지 않았다.


- 시복미사에서 방호벽 등 과잉 경호 논란이 있다. 방준위 입장은 무엇인가 ?
▲ (허영엽 신부) 행사를 준비하면서 제일 중요한 건 교황과 신자들 안전이다. 경호는 우리가 하기 힘들어 정부의 협조를 이끌어 진행한다. 그렇지 않으면 혼란스러울 수 있다. 가능하면 교황이 신자들과 많은 스킨십을 원하기 때문에 그런 기회를 만들려고 했다. 우리 입장에서는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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