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교황방한]어느 한 신부의 한탄… "마티즈 ? 쏘울 ? 그게 중요한가?"

시계아이콘01분 5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어느 한 신부의 한탄이다.


"마티즈냐 쏘울이냐를 놓고 논란을 펼치는 세속적 관심이 당혹스럽다. 그런 관심을 이해 못할 것은 아니다. 교황은 검소하고 소박하다. 또한 소외받고 가난한 이들과 늘 함께한다. 따라서 메시지는 분명하다. '작은 차'가 어떤 종류인가보다는 왜 작은 차에 타느냐가 중요한 것 아닌가? 여론의 선정성이 가슴 아프다."

작년 3월 교황 선임 첫날,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기경들과의 만찬을 위해 '성녀 마르타의 집'으로 이동할 때다. 교황은 관례상 따로 전용 리무진 승용차를 탄다. 헌데 미니버스로 먼저 도착, 새 교황을 기다리던 추기경들 앞에 깜짝 놀랄 일이 펼쳐졌다. 만찬장 입구에 서성이던 추기경들은 마지막 미니버스에서 다른 추기경들과 이야기하며 내려서는 교황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고급 승용차와 특별한 의전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모습은 자주 목격된다. 대형 의전용 승용차보다는 폴크스바겐이 만든 낡고 작은 승용차를 즐겨 탄다. 작년 9월 교황의 검소함에 감동한 이탈리아의 렌초 초카 신부가 교황에게 자신이 몰던 흰색 르노4를 선물했다. 이 차는 출고된 뒤 20년이 지난 소형차였다. 그나마도 주행거리가 30만km가 넘은 것이었다. 르노4는 교황이 아르헨티나에 머물던 시절 몰고 다닌 모델로 현재는 단종된 차종이다.

앞서 교황은 7월 바티칸을 순례하러 온 신부들과 가진 세미나에서 "사제나 수녀들이 새 차를 가진 것을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며 "자동차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사제들은 더 많이 봉사하고 많이 움직이되 검소한 차를 갖기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정주 신부(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홍보국장)는 8일 "교황 행사는 교황의 메시지 중심으로 이뤄지므로 교황이 전하는 메시지에 귀 기울여 줄 것"을 주문했다. 사실상 교황이 차에 탈 시간은 지극히 짧다. 대전·충남 당진, 해미 등 내포지역·음성꽃동네·서울 광화문 등지로 흩어진 각 행사장으로의 이동은 전용 헬기를 이용한다. 자동차는 행사장 내 수십 혹은 수백m를 이동하는데 쓰일 뿐이다.


이에 이 신부는 평소 청빈한 생활이 몸에 밴 교황의 면모와 그에 깃든 의미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의 '작은 것에 대한 사랑'은 신약성경 복음서에 언급되는 ‘작은 이들’ 곧 불우하고 소외되고 보잘 것 없는 존재들과 소박한 삶에 대한 사랑을 내포한다.


한국 방한이 이뤄진 경위를 보면 교황의 성품이 더욱 잘 드러난다. 2013년 가을, 유흥식 주교(천주교 대전교구장)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편지 한 통을 보냈다. 편지에는 아시아청년대회에 프란치스코 교황을 초청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세계청년대회 참가자는 300만명이었습니다. 내년에 열릴 아시아 청년대회의 참가자는 불과 2000여명, 한국 참가자를 제외하면 1000여명입니다. 그래도 오시겠습니까?” (편지 원문 중 일부)


이에 교황의 답변이 왔다. “이 편지, 정말 마음에 든다. 편지를 읽는 순간 가슴이 뛰면서 한국에 가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느꼈다”는 내용이다. 즉 이번 방한에서 교황이 참가인원이 2000명에 불과한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참석을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이 신부는 "교황의 많은 메시지에는 물질 만능과 이기주의, 무책임한 세상에 윤리적·영적 변화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메시지에 주목할 것과 함께 ▲교황이 신자들을 직접 만나고 눈을 마주치는 것이 핵심임을 유념해줄 것 ▲미사와 기도의 엄숙함을 존중해줄 것 등을 당부했다.


한편 교황은 한국 방문 동안 아시아 젊은이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8월15일 대전 가톨릭대학교에서의 '아시아청년들과의 오찬' ▲같은 날 오후 솔뫼성자에서의 '젊은이들과의 만남' ▲17일 오후 서산 해미읍성에서의 교황 집전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 등이 진행된다. 이와 별도로 16일 광화문광장에서의 집전. 17일 오전 '아시아 주교 50인과의 오찬' 등도 예정돼 있다. 또한 아시아청년대회에는 가족을 잃은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도 초청된다. 15일 대전에서 열리는 성모승천대축일 행사에서 교황은 세월호 유가족에 다시 한번 슬픔과 위로를 전할 예정이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