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리비아 내전상황이 악화함에 따라 정부가 11일까지 350명을 철수시키로 했다. 정부는 또 늦어도 15일까지 최소 인원만 잔류시키고 나머지 국민을 철수시키기 위해 아덴만에서 작전 중인 청해부대의 문무대왕함을 리비아로 파견하기로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외교부가 지난달 30일 리비아를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한 뒤 체류 중이던 510명 가운데 이날 오전까지 97명이 철수했다. 이에 따라 리비아에는 현재 413명이 잔류해 있다.
일부 기업인들은 육로를 통해 튀니지 국경을 통과했고 일부는 민간 전세기를 이용해 외국으로 철수했고, 일부 대기업들은 선박을 빌려 고용한 제3국 근로자와 함께 몰타로 철수했다.
정부는 우선 1단계로 7일부터 전세기를 임차해 터키나 이집트 등으로 철수를 시작해 흑색경보가 법적으로 발효되는 11일 시점에 약 350명 정도를 철수시킬 계획이다.
정부는 또 현지사정으로 제시한 기한 내 철수가 어려운 일부 기업은 2단계로 늦어도 14일이나 15일까지 약 100명 정도의 근로자와 수백명의 제3국 근로자를 선박편으로 철수시킬 예정이다.
정부는 2단계 철수가 완료되면 리비아 잔류인원을 정확히 집계하고 반드시 남아야 할 인원을 최종 결정한 다음 3단계로 나머지 국민 철수를 위해 아덴만 인근 임무수행 중인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을 리비아에 파견할 계획이다.
문무대왕함은 이날 오후 오만의 살랄라항을 출항해 14일나 15일께 리비아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트리폴리항이나 벵가지항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벵가지항의 치안이 불안해 다른 항구를 찾아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문무대왕함에는 계획대로 철수하지 못한 일부 기업 근로자와 당초에는 잔류하기로 결정했다가 입장을 바꾼 근로자들이 탑승할 수 있으며 최대 200명이 탑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문무대왕함이 그리스나 이탈리아 등의 인근 항으로 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또 대사관은 철수하지 않았지만 철수할 경우 대사관 인력도 문무대왕함에 탑승시키로 했다.
정부는 철수하는 우리 기업인들과 우리 기업이 고용한 제3국 근로자들이 리비아에서 출국하는 데 필요한 출국 비자 확보와 목적지로 철수가 완료됐을 경우 입국 비자 확보, 귀국을 위한 환승 등을 위해 리비아 대사관과 리비아 인근국과 주요국 대사관을 통해 해당정부에 협조요청을 하는 등 외교적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튀니지와 몰타, 이스탄불 등 3개 지역에 신속대응팀을 파견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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