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배우 손예진이 아름답다는 것에 반기를 드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영화 '해적'(감독 이석훈)에서 '여두목' 여월로 변신한 그는 액션 연기조차 아름답게 소화하며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지난 6일 개봉한 '해적'은 주연배우 손예진과 김남길을 필두로 유해진, 박철민, 조달환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큰 웃음을 선사한다. 조선 건국 보름 전, 고래의 습격을 받아 국새가 사라지자 이를 찾는 해적과 산적, 그리고 개국세력이 벌이는 통쾌한 대격전을 그린 영화다.
손예진은 앞서 '클래식'(2003) '내 머릿속의 지우개'(2004) '아내가 결혼했다'(2008) '오싹한 연애'(2011) '타워'(2012) '공범'(2013) 등 다수의 영화를 통해 변신을 거듭해왔다. 지금껏 맡은 역할들 중에 겹치는 역이 거의 없을 정도로 대중들에게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해적단을 이끄는 대단주 여월로 분해 강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청순, 엉뚱, 코믹, 팜므파탈 등 여러가지 매력을 보여줬던 손예진은 데뷔 이래 처음으로 액션 연기에 도전하며 혼신의 힘을 다했다.
'해적'에서 손예진은 실로 많은 와이어 액션을 소화했다. 왠만한 남자 배우들보다 훨씬 더 많이 날아다니고, 거침없이 칼을 휘두른다. 자연스러운 팔의 움직임과 가벼운 스텝은 그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손예진은 '해적'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열심히 하는 게 당연했다. 칼을 잡는 거 자체가 처음이니까 불안했다"며 "잘못하면 나 혹은 상대가 다칠 수 있고, 어설퍼 보이면 큰일나기 때문에 여러가지 부분에서 연습을 거듭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간이 많지 않았다. 여두목이니만큼 액션 연기를 할 때 최대한 선이 고운 느낌을 주려고 했다"며 "내 마음대로 안되는 순간이 있으면 답답했다. 부족함이 있더라도 관객들이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이는 그에게서 영화에 대한 애정이 물씬 느껴졌다.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캐릭터에 대한 치열한 연구를 거듭하며 꾸준히 성장해나가는 손예진. 그가 그려낸 여월은 내면의 열정과 애정만큼이나 멋지게 탄생했다.
한편 '해적'은 개봉 첫날 27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시원하게 닻을 올렸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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