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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왕 완룽(萬隆), IPO로 날개를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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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WH그룹 회장 美 스미스필드 인수하고 상장…글로벌 돈육제국 건설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중국 WH그룹 완룽(萬隆ㆍ73) 회장이 글로벌 돈육 제국을 만든다는 꿈을 이뤘다. 이제 재무건전성을 챙기고 인수한 기업과 시너지를 내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첫 단계는 지난해 미국 최대 돈육 가공업체이며 세계 돼지고기 수출 1위 업체인 스미스필드를 인수한 것이다. 완 회장은 둘째 단계로 지난 5일 WH그룹 주식을 홍콩 증시에 상장해 약 20억달러를 조달했다.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WH그룹은 재무적으로 큰 부담을 벗어나지 못했을 터였다. WH그룹이 지난해 스미스필드를 인수하는 데 투입한 금액은 47억달러에 달했다. 중국 기업의 미국 회사 인수 건 중 사상 최고 금액이었다. WH그룹은 인수대금 중 대부분인 40억달러를 차입으로 마련했다.


돼지왕 완룽(萬隆), IPO로 날개를 달다 완룽(萬隆) 중국 WH그룹 회장이 5일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상장을 기념해 징을 울린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 포즈를 취했다.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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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그룹을 상장해 이 부채를 대부분 털어낸다는 것이 완 회장의 구상이었다. WH그룹은 당초 IPO로 최대 53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지만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않자 4월 말 상장 계획을 접었다.


◆상장으로 20억달러 조달= 완 회장은 지난 7월 다시 IPO를 준비했다. 재시도에서 WH그룹 신주 25억7000만주를 주당 6.20홍콩달러(약 830원)의 공모가에 상장했다. 공모가를 앞서 4월에 제시한 8~11.25홍콩달러에 비해 최대 81% 낮춘 것이다.


IPO를 통해 20억5000만달러가 회사에 유입됐다. WH그룹은 이 금액으로 채무를 상환할 예정이다. 부채 규모는 줄였지만 당초 목표와 비교하면 약 20억달러의 부채 부담이 남게 된다.


이와 관련해 재무건전성 평가회사 래피드 레이팅스 인터내셔널의 제임스 H. 길러트 최고경영자(CEO)는 "WH그룹은 중간 정도 위험에 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길러트 CEO는 “IPO로 자본을 확충한 만큼 WH는 앞으로 12~18개월 동안 채무불이행에 이르지 않을 듯하다”면서도 “앞길이 순탄하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그는 “WH그룹이 스미스필드의 명성을 활용하고자 하지만 인수에 조달한 부채를 갚는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제 돈육 시장의 변동성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향후 주가는 시너지에 달려= 홍콩 증시 거래 첫날 WH그룹 주식은 7.4% 급등해 6.66홍콩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H그룹 주가는 이날 홍콩증시 하락한 가운데 오르며 투자자의 강한 기대를 보여줬다.


완 회장은 2개 지주회사를 통해 WH그룹 지분 9.1%를 보유하고 있다. WH그룹의 향후 주가는 스미스필드와의 시너지를 얼마나 내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WH그룹은 두 가지 인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첫째는 스미스필드의 양돈 기술과 노하우를 중국에 들여오는 것이다. 둘째는 스미스필드가 생산한 돈육을 중국에 수입해 판매하는 것이다.


스미스필드 돈육은 생산비가 저렴한 데다 신뢰할 만한 외국 제품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 수 있다. 미국의 돈육 생산 비용은 중국의 60%에 불과하다. 중국 인건비가 미국보다 훨씬 저렴한 반면 미국은 대량으로 사육하고 사료가 저렴하며 생산 효율이 높아서다.


중국에서 생산된 식품에 대한 불신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고기가 중국 맥도날드에 공급되면서 불안이 확산되기도 했다. WH그룹도 2011년 양돈 농가에서 불법 첨가제를 돼지에게 먹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캔들에 휩싸였다. 완 회장은 WH그룹이 스미스필드의 선진 사육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신뢰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첫째 시너지를 내는 데에는 시일이 걸리지만, 둘째는 바로 실행할 수 있다. WH그룹은 올해 초 스미스필드 돼지고기를 처음 수입했다. WSJ에 따르면 WH그룹은 본사가 있는 허난(河南)성 20곳에 스미스필드 브랜드로 돈육을 판매하는 매장을 냈다. WH그룹의 궈리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소비자들이 품질과 색깔이 좋은 미국 돼지고기를 좋아한다”고 전했다.


중국 소비자는 또 스미스필드의 냉장유통 기술을 신뢰한다. 스미스필드는 돈육 제품을 50일 동안 신선하게 유통한다. WH그룹은 내년 상반기에 스미스필드 매장을 허난성 이외 지역에 에도 낼 계획이다.


스미스필드 돈육 수입 판매는 시작하자마자 돌발 변수에 걸렸다. 미국에서 돼지유행성설사병(PED)이 퍼져 새끼 돼지가 사망하는 바람에 돼지고기 값이 치솟았다. 스미스필드는 지난 5월 실적발표에서 “이 때문에 중국으로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


◆ 일개 직원에서 기업제국 총수로= 완 회장의 일대기는 중국 돈육업체의 성장사이기도 하다. 그는 1968년에 소규모 중국 국유 돼지고기 업체 직원으로 출발했다. 1984년에 공장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중국 최대 돈육업체 솽후이(雙匯)로 키워냈다. 솽후이는 스미스필드를 인수한 뒤 사명을 WH그룹으로 변경했다.


스미스필드 인수에 따라 이 회사가 지분 37%를 보유한 스페인의 캄포프리오 푸드 그룹도 WH그룹 계열사가 됐다. 캄포프리오는 매출 기준 유럽 최대의 포장육 업체다.


WH그룹은 지난해 말 캄포프리오 지분 45%를 갖고 있던 멕시코 냉동식품 회사 시그마 알리멘토스와 함께 캄포프리오의 남은 지분 18%를 공개매수했다. 지분 18%를 두 회사가 얼마씩 나눠 사들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완 회장은 스미스필드에 약 10년 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WSJ에 들려줬다. 그는 “이 업계에 40년 종사해 스미스필드를 잘 알고 있었다”며 “지분을 5~10% 매입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당시 지분 인수 건은 스미스필드 측에 가격을 제시하지도 않은 단계에서 흐지부지됐다. 그는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 스미스필드를 지난해 모건스탠리가 완 회장에게 인수 대상으로 권유했고, 완 회장은 쉽게 결정을 내렸다. 완 회장은 “스미스필드 인수는 중국과 우리 회사, 중국의 농업에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완 회장은 WSJ에 “기업을 추가로 인수할 계획은 없고 스미스필드와 WH그룹의 운영을 통합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 이후 그는 고향 허난성보다 홍콩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그는 하루에 1만보 넘게 걸으려 노력한다며 주머니에서 보수계(步數計)를 꺼내보였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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