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졸업 미루면 취업 잘된다" 졸업유예 증가…사회적 손실도 증가

시계아이콘01분 5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졸업 미뤄 토익·인턴 등 '스펙' 쌓기가 어느 정도 효과 있다는 결과…그러나 노동시장 진입 연령 상승 등으로 사회적으로는 비효율 초래…졸업생에 대한 채용차별 없도록 정책적 유도 필요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 대학 졸업을 미룰수록 질 높은 일자리를 구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이에 편승한 '졸업유예'의 지속적 증가에 따른 사회적 손실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함께 나오고 있다.


지난 30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4년제 대졸자의 졸업유예 실태와 노동시장 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2007~2011년 30세 미만의 4년제 대학 졸업생 5만4357명의 직업이동경로를 분석한 결과 일반졸업자(8학기)보다 9학기 이상 학교를 다닌 졸업유예자가 원하던 직장에 고용될 확률이 5.9% 높았다.

전체 졸업유예자의 고용률은 76.3%로 일반졸업자(75.7%)와 두드러진 차이가 없었지만, 선망직장 고용률은 졸업유예자가 31.3%로 일반졸업자보다 5.9%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월평균 임금은 졸업유예자가 221만원으로 일반졸업자보다 26만원가량 많았고, 비정규직 비율도 일반졸업자(33.4%)보다 5.7%포인트 낮아, 졸업유예가 취업의 질적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졸업을 미루고 토익 고득점 취득이나 인턴 경험 등을 통해 '스펙'을 쌓는 것이 선망직장에 취업하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결과라서 주목된다.


그러나 실제로 졸업을 미루고 있는 학생들의 경우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에 의해 유예를 결정한 경우도 있지만, 막연한 불안감이나 사회적 인식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학교에 적을 둔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도 크다.

서울 A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모(26·여)씨는 4학년까지의 모든 학점 이수를 마친 '수료' 상태로 졸업을 1년 반째 미루고 있다. 김씨는 "취업 문 자체가 좁아져 기업의 선발 기준은 높아지는데 4년간 학교 공부를 하면서 취업에 맞는 역량(스펙)을 함께 키우는 건 사실상 힘들다"며 "학점관리도 해야 하니 학업은 학업대로 하고, 취업만을 위한 준비는 유예기간을 두고 따로 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서도 1년가량 유예하는 경우는 일반적"이라며 "기업에서 사람을 뽑을 때 '졸업예정자'로 지원에 제한을 두는 경우가 많아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성공할 만한 자신이 없으면 쉽게 졸업을 결정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채용 공고를 낼 때 '졸업 예정자'로 지원 자격에 제한을 둬 기졸업자들은 지원 자체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대학 졸업 후 바로 직장을 못 잡고 일정 기간을 보냈다는 건 '상대적으로 능력이 처진다'고 판단할 만한 시그널이라는 인식이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몇천 명의 지원자가 몰리는데 기졸업자들에 대해 '졸업을 하고 무엇을 했느냐'까지 고려하기 쉽지 않기에, 졸업예정자로 지원자를 제한하게 된다는 해석이다.


졸업을 유예한다고 해서 뾰족한 수가 생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없지는 않다. '기졸업' 상태여도 특별한 불이익이 없는 직장을 목표로 둔 경우, 취업을 미룰 만한 경제적 여유가 없어 눈높이를 낮춰서라도 일단 합격하는 곳에 바로 취업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은 '웬만하면' 졸업을 조금이라도 미루는 데 동조하는 분위기다. B대학에서 졸업을 2년째 유예하고 있는 한 학생은 "먼저 졸업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졸업을 바로 해버리는 것보다 어느 정도 미루는 게 낫다는 의견이 많다"며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라도 졸업을 덜컥 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로 졸업유예자가 계속 늘어난다면 노동시장 진입 연령이 높아지고, 졸업유예 기간 동안 지출되는 각종 비용이 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는 비효율성을 초래하게 된다는 우려의 시선도 많다.


양정승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은 "(기업 채용과 관련한 다른 차별 요소들에 비해) 기졸업자와 졸업예정자를 구분 짓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는 분위기는 아직 조성이 덜 된 상황"이라며 "졸업생에 대한 채용차별을 하지 않도록 하는 정책적 유도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 연구위원은 "이는 넓은 의미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며 "장기적으로 사회적 비용 손실을 줄이는 목적에서 기졸업자를 차별하는 취업시장의 분위기가 자정되고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