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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찾을 ‘충청권의 주요 성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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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건 신부 태어난 당진 솔뫼성지, 무명 순교자 많은 서산 해미성지, 조선시대 천주교 수용 초기부터 이뤄진 가장 큰 교유촌 신리성지 등

프란치스코 교황이 찾을 ‘충청권의 주요 성지’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일정표(사진=대전시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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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지도자 프란치스코 교황(Pope Francis)이 이달 중순 우리나라 방문계획이 확정되면서 그가 찾게 될 곳들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황이 우리나라에 머무는 기간은 4박5일. 8월14일 공항에 도착, 박근혜 대통령 예방을 시작으로 18일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로 일정이 마무리된다. 이 기간 중 교황은 모두 13개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특히 방한일정의 상당부분을 대전, 충남·북지역에서 소화한다. 충남 당진과 서산의 천주교성지(聖址)는 물론 충북 음성의 꽃동네 등지도 찾는다.


교황이 찾을 충남 내포지방은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에 있어 ‘신앙의 못자리’로 평가받는 곳이다. 삽교를 지나 서해로 흘러가는 물줄기의 천변에 있는 여사울(예산군 신암면 신종리)에 복음의 씨앗이 처음 뿌려진 뒤 내포 신앙공동체는 조선후기 가장 튼실한 공동체로 천주교회 성장의 한 축이 됐다.

신유(1801년), 기해(1839년), 병오(1846년), 병인(1866년) 등 100여년에 걸친 4대 박해를 거치면서도 이 지역 신자들은 전국에 흩어져 복음을 전파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후 현대에 이르러 순교자들을 기리는 성지가 20여곳 만들어지면서 내포지방은 조선 후기 천주교 역사를 풍부히 담고 있는 현장으로 꼽힌다.


충남도 관계자는 “충남지역엔 20여곳에 이르는 천주교 성지가 있다”며 “그만큼 충남이 천주교회 역사에 있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교황이 찾을 주요 성지들을 내포지방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찾을 ‘충청권의 주요 성지’들 솔뫼성지


◆솔뫼성지= ‘소나무가 우거진 작은 동산’이란 뜻을 가진 솔뫼성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인 성 김대건 안드레이 신부가 태어난 곳이다. 증조부 김진후(1814년 순교), 종조부 김한현(1816년 순교), 부친 김제준(1839년 순교), 김대건 신부(1846년 순교) 등 4대의 순교자가 살던 곳이기도 하다.


김대건 신부는 골배마실에서 신학생으로 뽑혀 마카오로 유학 가 1845년 상해 김가항 성당에서 페레올 주교로부터 사제로 서품돼 그해 10월 돌아왔다.


귀국 후 경기도 용인 일대에서 사목하다 1846년 9월 국문 효수형을 받고 새남터에서 26세의 나이로 순교했다. 그리고 1984년 5월 교황 요한바오로 2세가 우리나라를 찾았을 때 성인 품위에 올랐다. 솔뫼성지는 김 신부 신앙과 삶의 지표가 싹튼 곳이며 ‘한국의 베들레헴’으로도 불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찾을 ‘충청권의 주요 성지’들 해미성지


◆해미성지=해미성지는 이름 없이 숨진 무명 순교자들이 많은 곳이다. 신원이 밝혀진 순교자는 132명에 이르지만 대부분 이름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내포에서 잡혀온 천주교신자들이 엄청나게 처형됐음에도 신분이 정확하게 기록돼 있지 않아서다.


해미는 형벌을 저지르는 경우도 많았다. 1868년 무진박해 때 신자들을 살아있는 채로 땅에 묻어 순교에 이르기도 했다. 이름이 밝혀진 해미 순교자들 중엔 인언민 마르티노, 이보현 프란치스코, 김진후 비오 등이 있다.


이들은 오는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한국순교자 124위 시복식’ 때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복자품에 오를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찾을 ‘충청권의 주요 성지’들 해미읍성


◆해미읍성=교황은 또 천주교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참석을 위해 행사장소인 서산 해미읍성도 찾는다. 해미읍성 감옥엔 박해기간 중 내포지방 곳곳에서 끌려온 천주교신자들로 가득했다. 감옥 터엔 그 때 손발과 머리채가 묶인 신자들을 매달아 고문하던 호야나무가 아직도 서있다.


국내 읍성 중 가장 잘 남아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해미읍성은 성 둘레가 2㎞에 이른다. 진남문, 동문, 서문이 있고 성 안엔 동헌, 어사 등의 건물이 있다. 1491년(성종 22년)에 쌓아 1963년 사적 제116호로 지정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찾을 ‘충청권의 주요 성지’들 여사울성지


◆여사울성지=여사울은 ‘내포의 사도’라 불리는 이존창의 고향으로 처음 천주교를 받아들여 전교활동이 펼쳐진 곳이다. 이존창은 여러 계층의 사람들에게 천주교를 열성적·헌신적으로 전파했다.


이를 통해 충남 예산, 아산, 당진, 면천, 서산, 덕산 등 여러 고을에 천주교가 파고든 것이다. 박해가 일어나자 이 지역 신자들이 전국으로 흩어져 복음을 전파, 내포지방은 ‘우리나라 천주교회의 텃밭’이라 불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찾을 ‘충청권의 주요 성지’들 신리성지


◆신리성지=신리는 조선시대 천주교 수용초기부터 이뤄진 가장 큰 교유마을이다. 주민 400여명이 모두 신자인 곳이었다고 기록돼 있다. 신자들이 많았던 만큼 박해도 심해 순교자들도 많았던 곳이다.


특히 1866년 병인박해, 1868년 무진박해를 통해 마을의 모든 신자들이 숨지거나 피난했다. 이에 따라 부근에 이름 없이 숨진 무명의 순교자들 묘가 만들어져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찾을 ‘충청권의 주요 성지’들 다락골 성지


◆다락골 성지=청양 다락골은 조선 후기 박해기간 중 이어져온 산골 교우촌이었다. 두 번째 한국인 사제인 최양업 신부 집안의 고향이다. 최경환 프란치스코 성인과 아들 최양업 신부가 이곳에서 태어났다.


복자 이성례 마리아와 최해성 요한 등 여러 순교자들이 이곳에 바탕을 두고 신앙생활을 했다. 규모는 작지만 1866년 병인박해가 일어날 때까지 신앙을 잘 간직하던 마을이었다. 다락골 뒷산엔 병인박해 때 공주와 홍주에서 순교한 사람들을 수습해 묻은 줄무덤이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찾을 ‘충청권의 주요 성지’들 홍주성지


◆홍주성지=홍주는 내포를 관할하는 중심도시이고 군사상으론 진영이 있던 곳이다. 내포 각지에서 붙잡힌 신자들이 홍주호로 가서 순교했다. 홍주성지는 도심지 안에서 순교자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다. 신자들이 신문과 형벌을 받던 관아(홍성군청)가 남아있고 순교자들이 갇혀 있다가 죽음에 이른 감옥이 그 자리에 복원돼 있다. 도심천변에서 순교 터의 표식을 볼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대전방문 기념 특별사진전=프란치스코 교황의 대전방문을 기념키 위한 특별사진전이 7월31일~8월말 열린다.


‘헬로, 프란치스코’란 주제의 이번 전시회는 천주교 대전교구와 대전시가 함께 여는 행사로 오는 5일까지는 대전시청 1층 전시실에서 20여점이, 7~31일엔 대전근현대사전시실(옛 충남도청)에서 80여점이 전시된다.


사진전은 25년만의 교황방문이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한국단독방문을 기념해 1969년 김수환 추기경 서임을 시작으로 1984년 교황 요한바오로 2세의 방한과 순교자 103위 시성식, 1989년 교황 요한바오로 2세의 제44차 서울 세계성체대회, 2005년 베네딕토 16세 교황 즉위식,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식, 프란치스코 교황의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파격적인 행보까지 여러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는 작품은 백남식(77, 베르나르도) 작가가 1983년 교황 요한바오로 2세와의 인연으로 시작된 바티칸의 주요 행사장들을 다니며 땀과 열정으로 담은 것들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찾을 ‘충청권의 주요 성지’들 충남도 교황방문 준비 합동회의 모습


한편 충남도는 지난 달 12일 오전 내포에 있는 도청 중회의실에서 안희정 지사와 서산·당진시 부시장, 천주교 대전교구, 충남경찰청, 도교육청 관계자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준비 관련기관 첫 합동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교황이 ‘천주교 아시아 청년대회’ 참석 등을 위한 ▲당진 솔뫼성지 ▲서산 해미성지 ▲해미읍성 방문에 따른 것으로 기관별 역할을 확인하고 협력방안도 논의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찾을 ‘충청권의 주요 성지’들 김성태(요셉) 합덕성당 주임신부와 안희정(가운데) 충남도지사가 교황 방문 준비사항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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