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오는 8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앞두고 관련 서적 출간이 봇물을 이룬다. 온라인서점 '예스24' 등록 기준으로 7월 한 달 동안 관련 도서가 12종이나 출간됐다. 현재 프란치스코 교황 관련 도서가 총 23종에 이른다. 가히 교황 열풍이다. 서간집, 전기, 인터뷰집, 사진집 등 형태도 다양하며 저자들도 신학자에서부터 기자, 신부, 수녀 등 여러 직업을 망라한다. 출간 붐에 따라 교황 탐구도 거세다. 지난 3월 출간된 '복음의 기쁨'(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출간)의 경우 '예스24'에서만 1500권 이상 판매될 정도다.
평소 교황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는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과 함께 해온 교황의 행보와도 일치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청년 뿐만 아니라 노인, 어린이, 여자 등 약자들과도 평화롭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길 즐기는 '소통의 달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본명은 마리오 베르골료다.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1958년 예수회에 입회, 1967∼1970년 산미겔의 성요셉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1969년 사제로 서품됐다. 1973∼1979년 예수회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부교구장 대주교, 1998년 대교구장, 2001년 추기경 서임 등을 거쳐 2005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선출하는 콘클라베에 참석했다. 2013년 2월11일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직을 사임한 후 3월13일 제 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교황은 취임 메시지에서 현대사회를 '인간 위기의 시대'로 규정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인간 중심의 세상을 일구자고 설파해 이목을 사로잡았다. 교황은 사제 시절부터 낮은 자세로 가난을 실천한 것처럼 가난하고 소외당하고 천대받는 사람들과 함께 해 천주교계에서는 '성인'으로까지 칭송받고 있다. 특히 교회 개혁에 앞장설 정도로 지도자로서의 면모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교황과 관련한 주요 책들을 정리해 본다.
◇ '교황과 나' = 이 책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구하는 교회개혁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교황은 교회가 단지 가난한 이들의 편에서 그들을 위로하고, 무료급식을 하는 차원에만 머무르길 원치 않는다. 종교와 사제들이 권력을 과감히 내려놓고 진정한 교회개혁 및 사회개혁에 이바지해야한다고 설파한다. 또한 곧바로 행동할 것을 주문한다. 프란치스코는 소수자들과 가난한 이들 편에 서 있는 교황이다. 특히 개혁 교황으로 알려져 있으며 평소 말과 행동이 일치,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교황은 취임 직후 바티칸 금융감독기구인 금융정보국(AIF)의 이사를 전원 해임하고, 성직자 중심주의를 강력하게 비판하는 등 개혁가적 면모를 보였다. 즉 이 책은 그동안의 행적을 통해 개혁리더로서의 면모를 적극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에 정통한 한국의 해방신학자 김근수가 쓴 ‘개혁 교황 프란치스코와 한국’에 관한 인문서다. <김근수 지음/메디치 출간/1만1500원>
◇ 사진으로 만나는 교황 프란치스코=이 책은 교황의 메시지를 사진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특히 교황은 어느 곳에서든 희망과 용기를 강조하며 부당한 것에 저항할 것을 주문한다. 또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약자들의 편에 서서 맞서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진을 통해서 본 교황의 모습이 가감없이 드러난다.
"증오와 시기심, 오만이 우리의 삶을 더럽힌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보호자가 된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지킨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선하고 악한 의도들, 지어 올리고 허물어버리는 의도들이 그곳에 깃들어 있으니까요. 선함이나 상냥함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이와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교황의 사진집이다. 내가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은 첫 마디는 이것입니다. 기뻐하십시오! 슬픈 사람이 되지 마십시오. 그리스도인이라면 슬플 리가 없으니까요! 절대 낙담하지 마십시오! 많은 것을 가져서 기쁜 것이 아니라, 우리 사이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기에 기쁜 것입니다. 그분과 함께라면 아무리 힘겨운 순간이라도, 삶에서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문제와 장애물에 부닥쳤을 때라도 결코 혼자가 아님을 알기에 기뻐할 수 있습니다.…… 그분은 우리와 함께하시며 우리를 당신의 어깨에 짊어지십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기쁨입니다." (책 본문 중 일부) <주세페 코스타 편/알에이치코리아 출간/값 1만7000원>
◇ '무신론자에게 보내는 교황의 편지'= 이 책에는 교회의 역할과 관련, 프란치스코 교황의 제안이 잘 담겨 있다. 타인을 사랑할 줄 모르는 교인과 예수의 언행을 실천하지 않는 종교지도자에 대한 질타이기도 하다. 약자를 외면하고 오히려 고통받는 사람들 위에 군림한 지도층들에게도 반성을 촉구한다. 우리 시대가 극복해야할 문제는 수두룩하다. 이제 프란치스코 교황은 스스로 해결사이기를 자처하고 나섰다. 그는 빈민가에서 미사를 드리고,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와 에이즈로 고통받는 자들을 위해 세례를 베푼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오늘날 세상을 괴롭히는 가장 심각한 재난은 젊은이들이 겪고 있는 실업과 노인들이 처해 있는 고독입니다. 나이가 많은 사람은 곁에서 돌봐 줄 손길이 필요하지요. 젊은이들에게는 일과 희망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필요한 것들을 얻지 못했고, 불행하게도 이제 더는 그런 것들을 찾으려 하지도 않습니다. 그들은 현재라는 시간에 짓눌려 버렸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현재에 짓눌린 채 살아갈 수 있습니까? 과거에 대한 기억도 없고 미래로 나아가려는 욕구도 없이, 계획을 세우고 앞날을 꿈꾸고 가족을 꾸리려고 노력할 의지도 없는 상태로 살아갈 수 있습니까? 그런 식으로 계속 견뎌 나가는 것이 가능합니까? 제 생각에는 그 점들이 바로 교회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과 무신론자의 대화, 67쪽)
이에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병폐와 해결해야할 숙제, 그리고 교황이 제시하는 방법론, 삶의 태도가 잘 정리돼 있다. <프란치스코 지음/바다 출판 출간/값 1만2800원>
◇ '프란치스코와 프란치스코' = 교황은 세월호 침몰 당시 "희생자들의 영혼의 안식과 유가족들을 위해 기도한다"며 "비극을 당한 모든 이를 위하여 하느님의 위로와 평화의 은총을 간구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SNS를 통해서도 "돈의 노예가 된 때문에 벌어진 사건으로 비참한 세상을 바꾸자"고 밝힌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레오 13세(19세기), 요한 23세(20세기)에 이어 세 번째 개혁교황으로 손꼽힌다. 유일무이한 남미 출신 교황으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회’를 주창하는 해방신학을 가슴에 품고 있다. 그는 교황청과 교회의 혁신은 물론 사회 진보를 위한 주문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성인 프란치스코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성인 프란치스코는 역사상 가장 예수의 삶을 따라 살았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다. 따라서 성 프란치스코와 첫 아메리카 대륙 출신의 개혁교황 프란치스코의 시대적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김은식 지음/이상한도서관 출간/값 1만3000원>
◇ 세상의 매듭을 푸는 교황 프란치스코 = 이 책은 프란치스코 교황즉위 이후 연설, 강론, 삼종기도, 일반 알현 연설, 회칙 '신앙의 빛', 권고 '복음의 기쁨' 등에서 뽑은 내용을 담고 있다. 그 내용은 소통, 사회, 가정, 교회 등 네 분야로 나뉘어져 있다. 저자는 예수회 신부이자 서강대 국제문화교육원장으로 교황 프란치스코 연구가로 유명하다. 교황 프란치스코의 말씀은 역대 교황들과 달리 단순명료하고 정곡을 찌르는 메시지로 이뤄져 있다. 때로는 속이 후련하고 때로는 박수를 치게 되고 때로는 슬프기도 하고 때로는 두렵게도 한다. <제병영 지음/하양인 출간/값 1만5000원>
◇ 안녕하세요, 교황입니다 = 바티칸 국제방송국 '라디오 바티칸'의 교황청 출입기자인 저자가 여러 사람들을 인터뷰한 책이다. 교황청 내부 목소리 뿐만 아니라 유럽, 아르헨티나 등의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정리했다. 비단 인터뷰 내용만 아니라 관련 자료 등을 보완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특히 교황 베네딕토16세의 사퇴 배경, 바티칸의 산적한 과제, 프란치스코의 삶과 교황 선출과 첫 행보를 담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표정과 몸짓에 담긴 메시지를 1500여장의 사진으로 보여주는 점이 이채롭다. <슈테판 폰 캠피스 지음/더난 출판 출간/값 2만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