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가 392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흑자규모로는 사상 최대치다. 6월 경상수지는 79억2000만달러 흑자로 28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전월에 비해 수출은 줄고 수입은 소폭 늘어 흑자규모가 축소됐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상반기 흑자규모는 392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12억6000만달러보다 약 80억달러 이상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6월 경상 흑자는 79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90억달러를 넘어섰던 전월보다 흑자폭이 줄었다. 수출이 전월 523억8000만달러에서 502억8000만달러로 21억달러 줄었지만 수입은 432억5000만달러에서 436억3000만달러로 소폭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수출 규모 축소로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전월 91억3000만달러에서 66억5000만달러로 감소했다. 하지만 본원소득수지는 대폭 개선됐다. 배당수입이 큰 폭으로 확대돼 전월의 7억3000만달러에서 22억3000만달러로 흑자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기타사업서비스 수지 등의 악화로 전월의 3억4000만달러에서 5억8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이전소득수지는 3억8000만달러 적자였다.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이나 수입의 동향으로 볼 때 큰 추세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상반기 흑자 400억달러 전망치에는 약간 못 미치지만 상황은 전망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7월은 휴가 등의 영향으로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다소 줄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금융계정의 유출초 규모는 전월 81억3000만달러에서 98억4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상반기의 금융계정 유출초 규모는 413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직접투자의 유출초 규모는 외국인직접투자의 순유입 전환 등으로 전월의 33억4000만달러에서 20억6000만달러로 축소됐다. 또 증권투자는 외국인의 주식투자 감소 등으로 전월 33억1000만달러에서 42억2000만달러로 유출초 규모가 확대됐다. 파생금융상품은 6억9000만달러 유입초를 나타냈다.
기타투자의 유입초 규모는 금융기관의 대출 확대 등으로 전월의 39억5000만달러에서 2억8000만달러로 크게 줄었다. 준비자산은 45억4000만달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한국은행은 내수가 침체된 상황에서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에 대해서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해명했다. 정 국장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수입과 수출이 많이 줄었지만 현재는 큰 폭의 증가는 아니지만 물량면에서 감소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내수가 침체돼 흑자가 늘어나는 측면도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수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정 국장은 이어 "정부 대책의 영향으로 내수가 회복된다면 수입도 늘 것으로 예상한다"며 "7월 수출, 수입 모두 플러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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