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주말엔 영화]대참사 이후, 다시 '가족'을 이야기한다…'동경가족'

시계아이콘01분 4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오즈 야스지로의 '동경이야기' 60여년만에 재해석한 작품

[주말엔 영화]대참사 이후, 다시 '가족'을 이야기한다…'동경가족' 영화 '동경가족' 중에서
AD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오즈 야스지로(1903~1963)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동경 이야기(1953)'는 도쿄에 사는 자식들을 만나기 위해 길 떠난 노부부의 이야기를 다룬다. 자식들을 만날 생각에 설렜던 것도 잠시, 의사인 첫째 아들은 찾아오는 환자들로 바쁘고 미용실을 운영하는 둘째 딸 역시 자신의 가정을 꾸리느라 바쁘기만 하다. 정작 노부부에게 시간을 내준 것은 죽은 셋째아들의 아내 노리코다. 영화는 도쿄에서 시간을 보내는 노부부의 동선을 느릿느릿 따라가는 듯 보이지만, 낮은 위치의 카메라는 전후 일본 사회의 풍경과 가느다란 끈만 남은 가족의 모습을 날카롭고도 담담하게 담아냈다.

그리고 60여년이 지났다. '남자는 괴로워' 시리즈와 '황혼의 사무라이', '엄마', '남동생' 등의 작품을 내놓은 일본 대표 감독 야마다 요지가 자신의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동경 이야기'를 재해석한 '동경가족'을 내놓았다. 작품은 제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부문에 초청받았으며,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넷팩상을 받았다. 야마다 요지 감독은 "오즈 야스지로 감독과 대화를 나누는 기분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제작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우여곡절도 겪어야 했다. 2011년 4월1일 크랭크인을 20여일 앞두고 3.11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터졌다. 크나큰 재해는 일본 사회를 휘청이게 했고, 3.11 이후의 일본은 이전의 일본이 아니었다. 야마다 요지 감독은 우선 영화 제작을 연기하며, 새롭게 각본을 썼다. "오래도록 이어졌던 불황에 이어 크나큰 재해를 경험한 뒤, 새로운 길도 찾지 못한 채 고뇌하고 있는 현재의 일본"을 담기 위해 1여년의 시간이 걸렸다.

실제로 영화 곳곳에선 3.11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노부부의 한 지인은 3.11 사태로 부모가 실종됐고, 막내아들 쇼지는 대지진 피해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하다가 여자친구 노리코를 만나게 된다. 영화는 현재 일본이 가지고 있는 상처를 피해가지 않고 보듬어가려고 노력한다. 그러면서도 히라야마가 친구와 술자리를 하던 중 "어딘가 이 나라는 잘못돼가고 있다"고 한탄하는 대사나, 할머니가 손주를 바라보며 "어린 나이에 벌써 포기한다"고 안타까워하는 대사는 쉽게 지나칠 수 없다.


[주말엔 영화]대참사 이후, 다시 '가족'을 이야기한다…'동경가족' 영화 '동경가족' 중에서


줄거리는 '동경 이야기'와 비슷한 맥락으로 진행된다. 작은 섬에 살고 있는 히라야마 부부(하시즈메 이사오, 요시유키 카즈코)가 도쿄에 머무르게 되면서 겪는 일들을 다룬다. 의사인 큰 아들은 바쁘기만 하고, 미용실을 운영하는 딸은 부모님의 방문을 부담스러워한다. 원작과 달리 막내 아들(츠마부키 사토시)과 그의 여자친구(아오이 유우)가 부모님과 기꺼이 시간을 내는 인물로 등장한다. 하지만 급작스럽게 히라야마 부인이 쓰러지면서 이 가족에게 위기가 닥친다.


한 가족의 이야기가 시대를 넘어서도 보편성을 갖는 까닭은 영화의 장면 장면이 우리네 가족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하기 때문이다. 자식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바리바리 싸들고 찾아오는 부모님의 모습이나, '밥 먹고 사는 문제'를 두고 아버지와 아들의 가치관이 대립하는 장면, 큰 돈을 쓰는 것만으로 효도를 했다고 생각하는 자식들의 모습 등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 누구 하나 비난하지 않는다. 자식들에 대한 불평이나 원망없이 상황을 이해해주는 부모의 모습이 그래서 더 큰 슬픔과 뭉클함으로 다가온다.


감독은 "'동경가족'은 현재를 그리는 영화기 때문에 지금의 일본인의 모습과 가족의 모습이 표현됐으면 한다"며 "지진 전후로 일본인의 사고방식은 크게 달라졌다. 스태프들과 배우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진의 문제를 마음에 담고 참여한다면 그 정서가 표현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참사를 겪고 난 후 다시 새기게 된 가족의 의미, 비단 일본 사회에만 던지는 메시지는 아닐 것이다. 31일 개봉.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2107:05
    "韓국적 갖고싶다" 뜨거운 인기…日돈키호테 점령한 K뷰티
    "韓국적 갖고싶다" 뜨거운 인기…日돈키호테 점령한 K뷰티

    지난달 일본 최대 뷰티 편집숍 '앳코스메 도쿄(@come TOKYO)'는 일본 뷰티 브랜드 '윤스(Yunth)' 팝업스토어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줄로 북적였다. 일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관광객이 자주 찾는 쇼핑의 거리 '하라주쿠'에 위치한 매장은 K팝 아이돌인 방탄소년단(BTS) 뷔의 대형 사진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윤스는 지난해 10월29일 뷔를 앰버서더로 발탁했다. 이 때문에 일부 방문객들은 윤스를 K뷰티 브랜드로 오

  • 26.01.2009:48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전 세계에서 K푸드에 대한 수요가 식을 줄 모른다." 미국의 경제 뉴스 채널 CNB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 식품의 글로벌 확산세에 대해 이같이 조명했다. 이 방송은 특히 라면을 K푸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품목으로 지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팝과 한국 드라마에서 라면이 자주 노출되면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물가 인상과 생활비 상승도 비교

  • 26.01.2007:16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 한국 치킨 브랜드 BBQ 매장은 '치맥'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테이블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치킨을 앞에 두고 맥주잔을 부딪치며 저녁 시간을 즐겼다.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국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메디슨 씨는 "학교 근처

  • 26.01.1915:08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K웨이브 글로벌 현장 점검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

  • 26.01.1914:08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처럼 금방 꺼질 수 있습니다. 지하수처럼 '일상 문화'가 계속 흐르도록 해야 K 브랜드와 산업의 생명력을 30년 이상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일열 전 파리문화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K브랜드의 글로벌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콘텐츠는 강력한 진입로가 될 수 있지만, 휘발성이 크다"며 "어느 순간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썸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