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오후 3시 회의
팬택, 이달 전직원 급여 지급 않기로…자구책 고심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채권 상환을 2년 유예하기로 결정하면서 팬택은 한 고비를 넘겼다. 팬택 채권단은 25일 오후 회의를 소집해 워크아웃 추진을 논의하는 데 돌발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팬택이 단기 위기를 넘기더라도 재무구조 해소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마련해 장기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팬택 채권단은 이날 오후 3시 회의를 소집해 팬택 워크아웃 추진에 대해 논의한다. 이통3사가 24일 1531억원의 팬택 채권 상환을 유예해 주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 그 동안 채권단은 이통사들이 출자전환을 해야 보유 채권을 출자 전환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통사가 채권에 대한 상환유예안을 받아들이면서 공은 다시 채권단에 넘어갔다. 지난 4일 이뤄진 팬택 정상화 방안 채택 결의가 이통사들의 출자전환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출자전환을 상환유예로 바꾼 수정안에 대한 각 채권은행의 동의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
이날 회의에 대해 채권단 측은 "이통사 발표에 대한 채권은행들의 논의 차원"이라고는 밝혔지만 업계는 사실상 채권단이 수정안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채권은행들도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것보다는 시간을 버는 쪽으로 의견을 모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팬택이 위기를 넘기면서 앞으로 어떤 자구노력을 펼칠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이통사의 채권 상환 유예 조치만으로는 팬택의 회생을 확신하기 힘들다. 또 팬택 휴대폰 추가 구입도 보장하지 않았다. 당장 협력업체들에 지급할 280억원 상거래채권을 상환하지 못하면 상당수 협력업체가 도산할 위기에 처해 있다.
업계는 한숨 돌린 팬택이 경영진 차원의 연봉삭감 등 뼈를 깎는 자구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달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 직원의 급여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나 협력사도 손해를 감수하며 회생에 동참한 상황에서 월급이 정상적으로 지급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며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준우 팬택 대표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 전략의 차별화가 부족했음을 인정하면서 "향후 국내시장에서의 전략 차별화를 통해 일정한 점유율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부터 '완전히 다른 제품'을 해외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는 계획도 전했다. 현재 내수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이 아니라 품질과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중국 제품들과 겨룰 수 있는 보급형 제품들을 개발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