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열아홉 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다. 프로야구 SK 이재원(26)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의 원정경기에서 3타수 1안타 1타점 2볼넷을 기록했다. 지난달 25일 KIA와의 광주 원정경기 이후 한 달간 매 경기 안타를 쳤다.
후반기 첫 경기에서 안타 1개를 추가했지만 시즌 타율은 종전 0.394에서 0.393로 약간 떨어졌다. 워낙 높은 타율을 유지하고 있어 1안타 만으로는 유지가 어렵다는 의미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45)은 “3타수 1안타를 쳤지만 오히려 타율을 까먹고 말았다”며 아쉬워했다.
이재원은 누구보다 뜨거운 전반기를 보냈다. 일흔아홉 경기에서 타율 0.394 10홈런 66타점을 기록했다. 2006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쳤고, ‘꿈의 타율’인 4할에 가장 근접한 타자로 주목도 받았다. 포수 마스크를 쓰면서 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하며 필요할 때 한 방을 쳐줬다. 전반기 이재원은 타격 1위와 함께 타점 부문에서도 에릭 테임즈(28·NC·77타점)와 강정호(27·넥센·73타점), 나성범(25·NC·67타점)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이재원에게 올 시즌은 풀타임으로 뛰는 첫 해다. 그래서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무사히 마치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앞서서는 군 입대 전인 2008년 여든두 경기에서 타율 0.315 3홈런 25타점을 올린 바 있다. 2007년과 2012년에도 각각 타율 0.333와 0.321를 기록했지만 출전한 경기가 예순여섯 경기와 열여섯 경기밖에 되지 않았다. 이재원은 “다치지 않고 경기에 꾸준히 나가는 것이 첫 째다”라며 “포수로서 투수 리드 등 부족한 부분은 경기를 통해 경험하면서 체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목표는 SK 안방마님으로의 자리매김이다. 올 시즌 이재원이 거둔 가장 큰 성과 가운데 하나는 대타 전문 선수나 지명타자에서 벗어나 ‘포수 이재원’으로서 존재감을 알렸다는 점이다. 이재원도 올해 가장 큰 수확에 대해 ‘타격 1위’나 ‘4할 도전’을 꼽지 않았다. 그는 “포수로서 나의 존재를 알린 것에 기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포수로서 존재감을 알렸으니 이제는 팀의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고 싶다”고 했다.
이재원이 말한 ‘세 번째 토끼’는 타격왕이다. 4할 타율 도전은 8월 이후로 미뤄두기로 했다. 그 역시 4할을 두고선 최대한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풀타임으로 뛰는 첫 시즌인 데다 지나친 욕심이 자칫 부상 등 악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8월 말이 지나서도 타율이 (4할에) 근접해 있다면 욕심을 내보고 싶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전반기 타율이 떨어지는 속도를 늦춘 것에 만족한다. 4할보다는 타격왕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전반기 막판 떨어졌던 체력은 올스타 브레이크를 통해 회복했다. 포수와 중심타자로 동시에 활약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일정이었지만 금세 제 컨디션을 찾았다. 그러면서도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재원은 “정규리그 일정이 3분의 2분 정도 지났는데 이쯤 됐으면 100% 몸 상태로 경기에 나가는 선수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남은 경기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두산과의 주중 3연전을 마친 이재원은 25일부터 넥센을 문학 홈으로 불러들여 주말 3연전을 한다.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없다. 그 역시 “부족하지만 보여드릴 부분도 많다”고 했다. 올 시즌 넥센을 상대로는 일곱 경기에서 타율 0.357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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