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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녀’에서 ‘훈녀’로..강소라의 재탄생(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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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녀’에서 ‘훈녀’로..강소라의 재탄생(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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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강아지를 닮은 동글동글한 얼굴, 화통한 웃음소리를 지닌 배우 강소라. 처음 스크린에 등장했을 때 그는 엄청나게 눈에 띄거나 화려한 외모는 아니었다. 하지만 신인답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력과 강렬한 카리스마로 관객들을 휘어잡았다. ‘될성부른 떡잎’임에는 분명했다. 영화 ‘써니’를 타고 높이 날아오른 그는 이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배우가 됐다.

하지만 우울한 시기도 있었다. 갑작스레 건너온 TV드라마는 영화 연기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시청자들은 냉혹했고, 평가 역시 극명하게 엇갈렸다. ‘써니’에서의 연기가 신인으로는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훌륭했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른다. 실망은 커다란 기대의 반증이기에.


그러나 노력하는 자에게 기회는 늘 오는 법.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닥터 이방인’에서 강소라는 깊어졌고 단단해졌다. 거기에 농익은 아름다움이 더해지면서 여배우로서의 아우라를 확실하게 발산하기 시작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집안에서 자란 똑 부러진 여의사이면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은 캐릭터는 강소라의 이미지와도 잘 맞아떨어졌다.

때아닌 연기력 논란에 상처도 입었지만 강소라는 연기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쉼 없이 노력했다. 이번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일기도 썼다. 물론 강소라 본인의 일기가 아닌, 주인공 오수현의 일기다.


“수현이의 입장에서 일기를 썼어요. 유치원 때부터 초, 중,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일기를 다 써봤죠. 수현의 과거를 제가 만드는 거예요. 그러면서 상대 캐릭터에 대해 많이 연구를 했어요. 그게 큰 도움이 됐고요.”


대본상에 없는 부분까지 스스로 만들어나가면서 마음을 다 잡은 덕분일까. ‘닥터 이방인’에서 강소라는 완벽하게 오수현에 몰입했다. 그가 아닌 수현은 생각하기 힘들 정도였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도 있는 배우로서의 삶은 감정의 스펙트럼까지 넓혔다. 웃고 울고 화내고 불안해하는 모든 감정들이 스스럼없이 배어나왔다.

‘흔녀’에서 ‘훈녀’로..강소라의 재탄생(인터뷰)


평소 긍정적이고 쾌활한 성격인 강소라는 “이것도 차분해진 것”이라며 웃었다. 중학생 시절까지 얌전했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해 연극반에 들어가면서 성격이 180도 바뀌었다. 밝고 사랑스러운 지금의 모습은 동아리 활동이 만들어준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도 속칭 ‘연예인병’이라는 것을 그에게선 찾아볼 수 없다. 삼청동 길거리를 깔깔 웃으며 걸어다니고 삼성동 집 주변에서 강아지를 산책시키며 자유롭게 산다.


‘닥터 이방인’을 연출한 진혁 PD 역시 그의 다중적인 매력에 이끌렸다. 여성스러우면서도 남성적이고 예의 바르면서도 저돌적인 여러 가지 면에 매료됐다. 일적 욕심이 많은 점도 강소라와 오수현의 닮은 점이었다.


중국 쪽의 반응이 아주 좋다는 얘길 꺼내자, “중국에 한 번도 안 가봤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강소라는 “실감이 안 난다. 캐릭터에 공감을 많이 해준 거 같다”며 “사실 공감을 못 받을까봐 걱정했다. 강소라 입장에서 봤을 때 수현이 너무 속 터지더라. 난 짝사랑도 해본 적이 없고 아니다 싶으면 바로 접는다”고 털어놨다. 확실한 성격이 느껴졌다.


팬들을 보면 인기를 실감하지 않냐고 물으니 팬이 많은 것도 아니지만 특히 남성팬은 거의 없단다. 재작년에 팬미팅을 했는데 200명 중에 남자는 단 2명이었다고. “정말 유니크한 사람들”이라고 재치 있게 덧붙였다. 털털한 성격 때문에 주변에 남자 친구들이 많을 것 같지만 실상은 별로 없다.


“제가 늘 털털하고 와일드한 건 아니에요. 그냥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만 털털하죠. 그 사이에서만 리더 역할을 하고요. 세 명이 넘어가면 수그러들어요. 하하. 지금도 인터뷰가 아니라 공식 석상에서 말하는 거였다면 아마 이렇게 편하게 하지 못했을 거에요.”

‘흔녀’에서 ‘훈녀’로..강소라의 재탄생(인터뷰)


강소라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맛집 투어’다. 워낙 식성이 좋고 먹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는 “맛집 투어를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웃었다. 친구들과의 수다 역시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 때로는 콘서트장이나 공연장을 찾아다니며 기분 전환을 한다. 눈치 볼 것 없이 “다 같이 샤우팅을 할 수 있으니까 좋다”고 했다.


배우로서 희열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바로 ‘스스로 캐릭터에 빠졌다는 느낌이 들 때’란다.


“사실 그런 순간 정말 몇 없어요.(웃음) 제가 아직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도 가끔 완전히 몰입한 제 모습을 볼 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연기하는 데서 오는 쾌락이 있어요. 주위 분들이 많이 좋아해준다는 것도 배우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죠. 흥행보다도 ‘작품 좋더라’는 소리를 들을 때 행복해요.”


현재 휴식을 취하며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강소라는 8월말 경 드라마 ‘미생’ 촬영에 돌입한다. 그전까지는 무조건 푹 쉬는 게 목적이라는 그. 작품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설레어하고 있었다.


“웹툰을 작년에 읽었어요. 너무 재밌게 봐서 시나리오를 받고는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막상 연기를 한다고 생각하고 다시 보니까 쉽지가 않더라고요. 작품에 너무 훅 꽂혀 있었나봐요. 단박에 오케이는 했는데..저 잘 할 수 있겠죠?”


걱정스러운 눈빛 속에서도 자신감과 반짝이는 생기가 느껴졌다. 분명히 강소라는 한 번 더 해낼 것이다.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이니 말이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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