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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선·수원丙]앞서가는 낯선 용남이…손학규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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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신인' 새누리 김용남, 지역일꾼 강조하며 지지율 높여
-'거물' 새정치 손학규엔 민심 엇갈려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무조건 1번이지. 그런데 이름은 몰라. 하하."
"아이고, 지사님 반가워요. 수원에는 왜 나왔대?"

기호만 알고 이름은 모르는 후보와 누구나 알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후보 중 누가 승기를 잡을까.


7·30 재보궐 선거를 딱 일주일 앞둔 23일. '신인'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와 '거물'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경쟁하고 있는 경기 수원병(팔달)을 찾았다. 팔달구는 지난 6ㆍ4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로 뽑힌 남경필 전 새누리당 의원이 내리 5선을 한 지역구로, '여당 텃밭' 인식이 강하다.

그런데 지역 경제가 장기 침체를 겪으면서 상가 밀집 구역을 중심으로 '정치 무용론'이 퍼지는 탓인지 현장의 민심은 오리무중이었다. '묻지마 1번'이라던 여당도, '거물 정치인'을 내세운 야당도 결코 안심할 수 없어 보였다.


이날 수원에는 내내 게릴라성 비가 쏟아졌다. 버스로 이동하던 김 후보는 손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의식해선지 창밖에 시민이 한 두명만 보여도 "어깨띠 두르고 손이라도 흔들까"라며 엉덩이를 들썩였다. 다소 초조하다는 김 후보와 달리 그의 지지율은 탄탄한 편이다. 이름은 몰라도 '1번'을 찍겠다는 유권자들이 많아서다.


유세 현장에서 만난 70대 할머니는 "우리 가족은 원래 1번이야. 박정희 때부터 팬인데 뭐"라고 속삭였다. 근처에 있던 60대 주부는 후보 이름을 아느냐는 물음에 "별로 관심을 안 둬서…(모르겠다)"라면서도 "1번이 일을 잘할 것 같다"고 답했다. 실제 현장에는 후보 이름보다 '기호 1번'을 외치는 시민이 많았다. 김 후보는 유세 도중 기자와 만나 "이 곳(팔달)은 남경필이라는 30대 초반의 정치인을 5선 국회의원으로 잘 키워서 도지사에 시집 보낸 자리"라며 "다시 잘 키울만한 정치 유망주를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 후보와의) 인지도 차이가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손 후보는 이미 호불호가 갈려진 반면, 나는 인지도와 지지도가 동시에 오르는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이고, 지사님." 손 후보가 인사를 건네자 구민들의 입에선 이 말이 가장 먼저 튀어나왔다. 가게에 들어설 때는 시큰둥하던 상인도 가까이서 손 후보의 얼굴을 알아채고선 반색했다. 몇몇 시민은 손 후보가 명함을 건네면 "아유~ 안 줘도 누군지 안다"며 만류하기도 했다. 4선 국회의원에 경기지사를 지낸 손 후보의 인지도를 실감할 수 있었다.


손 후보에게 이번 7ㆍ30 재보궐 선거는 무려 8번째 도전이다. 하지만 손 후보에겐 이 역시 양날의 검이다. 도지사로 일하면서 높은 인지도를 쌓았지만,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져 우호적이지 않은 유권자의 마음을 돌리기가 쉽지는 않다. 구천동 공구상가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는 한 중년 남성은 손 후보에 대해 "도지사도 하셨으니까 잘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로 옆에 위치한 가게 사장은 "TV에 많이 나와서 잘 알긴 하는데, 이번에 왜 여기로 나왔는지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민심이 엇갈렸다. 지역구를 옮겨 다닌다는 일각의 비판에 손 후보는 "몇몇 사람은 '뭣하러 왔냐'면서 퉁명스럽게 말하기도 하지만, 내가 왜 팔달에 나오게 됐는지 아는 분들은 다 안다"면서 "이제 팔달은 내 정치 인생의 마지막 지역구"라고 강조했다.


팔달구는 오랜 경기 침체로 정치에 대한 불신이 내려앉은 곳이다. 인계동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한 중년 남성은 "(여야) 다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다소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키즈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여성은 "정치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점점 실망하면서 투표할 의욕도 사라졌다"며 "투표 안 하면 나쁘다지만, 이 놈이 되나 저 놈이 되나 거짓말 할 게 뻔하다"고 불평했다. 심지어 "이번 선거는 투표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지지 기반을 토대로 출사표를 던진 신인과 지역에 뿌리를 박겠다는 거물. 팔달 민심은 아직 이들 중 누구에게도 기울지 않았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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