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 참상증언 美 방문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일본 정부는 우리 할머니들(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 죽어 사라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있을 때 반드시 사과를 받고 명예를 회복할 것입니다."
일본군 위안부의 참상을 증언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강일출(86)·이옥선(87) 할머니는 22일(현지시간)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로스앤젤레스 시내 캘리포니아 연방지법 앞에서 열렸다. 일본계 주민들이 만든 '역사의 진실을 요구하는 세계 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2월 이 법원에 글렌데일시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의 철거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이 할머니는 부산에서 태어나 15세에 중국으로 끌려가 온갖 고초를 겪었다. 해방 후에도 중국에 머물다 2000년 6월 58년 만에 영구 귀국해 현재는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나눔의 집'에 거주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우리는 죽을 때까지 돌아다니며 증언할 것이며, 여기 미국까지 온 것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15살에 중국으로 강제 연행됐던 강 할머니는 "역사 문제를 알리기 위해 왔다. 지금 말을 하고 있지만 내 맘 속에서는 여전히 눈물이 흐르고 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들 할머니는 다음 달 6일까지 로스앤젤레스와 워싱턴DC, 뉴욕 등을 잇달아 방문해 위안부 피해 참상을 증언할 예정이다.
한편, 같은 날 일본에선 모미이 가쓰토 NHK 회장이 망언을 이어갔다. 모미이 회장은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했던 '군 위안부가 전쟁을 한 어느 나라에나 있었다'는 자신의 종전 발언에 대해 "개인적인 견해가 그렇게 간단히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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