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탄도 유지하는 '넉다운 샷', 강풍 속에서, 맨땅이나 디봇에서도 유용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차세대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143번째 디오픈 우승은 무엇보다 강력한 아이언 샷이 동력이 됐다.
사실 350야드를 넘나드는 드라이브 샷을 날리는 장타자가 매 홀 페어웨이를 지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것도 페어웨이가 좁기로 악명 높은 잉글랜드의 링크스코스다. 매킬로이는 그러자 러프에서도 그린을 향해 직접 샷을 쏘아대는 파워 샷으로 기어코 버디 찬스를 만들었다. 이번 주에는 매킬로이의 라이를 가리지 않는 '오프로드 아이언 샷'을 배워보자.
<사진>이 바로 매킬로이가 디오픈 셋째날 호이레이크 로열리버풀골프장(파72ㆍ7312야드) 14번홀(파4)에서 아이언 샷을 하는 장면이다. 일단 공의 위치를 평소보다 1~ 2개 정도 오른쪽에 놓는다는데 주목하자. 강한 바람 속에서 낮은 탄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넉다운 샷'이다. 그립을 약간 내려 잡고, 그만큼 공에 조금 더 다가서는 셋업이 출발점이다.
백스윙은 벙커 샷을 할 때처럼 약간 가파르게 들어올리고, 왼쪽 손목이 안쪽으로 약간 구부려진 상태 그대로 다운스윙으로 가져간다. 마치 공을 내리 찍는 이미지로 임팩트를 가져가라는 이야기다. 이렇게 하면 공의 탄도는 낮지만 그린에 도착해도 스핀이 살아있어 멀리 도망가지 않는다. 보통 2~3번의 바운스 후 곧바로 멈춘다. 이 모든 과정에서 왼손은 당연히 단단한 그립을 유지한다.
아마추어골퍼들에게는 굳이 링크스코스가 아니더라도 이른 봄철의 맨 땅이나 디봇 등 코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또 여름철 비바람 속에서 아주 유용한 샷이다. 실제 공이 그린까지 날아가지 않아도 상관없는 일이다. 토핑이나 뒤땅을 치지 않고 그린 근처까지 가기만 해도 감사한 일이기 때문이다.
다시 매킬로이의 <사진>을 보자. 넉다운 샷은 차치하고서라도 백스윙이 교과서 그 자체다. 왼쪽 어깨가 턱밑까지 들어오는 완벽한 어깨 턴이 핵심이다. 어깨가 좌우로만 움직이는 스웨이를 어깨 턴으로 착각하기 일쑤인 아마추어골퍼들이 집중적으로 연습해야 할 포인트다. 백스윙 톱에서 골프채가 흔들린다는 건 파워는 물론 방향성까지 보장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왼쪽 팔과 클럽이 일직선, 오른쪽 팔은 쟁반을 받쳐 든 것처럼 팔꿈치가 지면과 직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대목도 기억해 두자. 골프채가 타깃 쪽으로 넘어가는 오버스윙은 다운스윙에서 이미 에너지를 소모해 임팩트에서는 정작 공에 파워를 전달하지 못한다. 마지막이 견고한 하체다. 왼쪽 무릎을 약간 구부렸지만 오른쪽 무릎은 여전히 벽을 형성해 파워를 비축하는 창고 역할을 하고 있다. 연습장에서 거울을 보면서 이 자세를 만들어보자.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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