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공 목걸이로 '1피스 스윙', 일관성 있는 백스윙 만들기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테니스공을 양쪽 팔목 사이에 끼워라."
세계랭킹 11위 마틴 카이머(독일)의 '비밀연습법'을 포착했다. 바로 지난 16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골프장 2번 코스(파70)에서 끝난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 114번째 US오픈(총상금 900만 달러)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일궈내 지구촌 프로골프계를 깜짝 놀라게 한 장본인이다.
<사진>을 자세히 보자. 목걸이 네임택 끝에 테니스공이 매달려 있다. 처음에는 테니스공만을 사용해 연습했다. 하지만 샷을 하고 나면 공이 떨어져 매번 공을 주우러 가야 했다. 오랜 코치 건터 케슬러는 그러자 네임택을 활용했다. 카이머는 "게으름을 피우기 아주 좋은 도구"라며 "사실 공을 회수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져 연습이 쉬워졌다"고 만족했다.
연습 목표는 "백스윙 과정에서 어깨와 양팔이 이루는 삼각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양팔이 떨어지지 않아 스윙궤도가 일정해지고, 이는 샷의 일관성으로 직결된다. 2010년 PGA챔피언십을 제패해 일찌감치 '메이저 챔프'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고, 2011년 2월 액센추어매치 준우승을 더해 세계랭킹 1위까지 접수했던 카이머는 사실 지난 2년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존재감조차 없었다.
이 연습도구가 등장한 게 지난 4월 마스터스다. 그래서 더욱 화제가 됐다. 카이머가 5월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180만 달러의 잭팟'을 터뜨리며 화려하게 귀환했고, 불과 한 달이 지난 US오픈에서 메이저 2승째를 수확해 확실하게 '제2의 전성기'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단순한 연습도구가 제5의 메이저와 메이저를 연거푸 제패하는 동력으로 작용한 셈이다.
매 샷 마다 어깨와 양 팔이 이루는 삼각형의 모양이 일정치 않은 아마추어골퍼들에게는 더욱 탁월한 효과가 있다. 백스윙이 들쭉날쭉하다는 건 그만큼 비거리와 방향성을 보장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비용도 얼마 들지 않는다. 당장 카이머의 연습 도구를 그대로 만들어 연습장으로 달려가 보자. 하체를 견고하게 구축한 상태에서 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백스윙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스윙이 현저하게 좋아질 것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