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인 100명 앞에서 추첨버튼 눌러
핵심 장비인 추첨기와 보관소도 공개해
복권 수탁 사업자인 동행복권이 꾸준히 제기되는 로또 조작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대규모 공개 추첨을 진행했다. 이 자리엔 지난 파리올림픽 사격 은메달리스트 김예지가 등장해 직접 추첨 버튼을 눌렀다.
24일 연합뉴스는 동행복권 측이 전날 밤 서울 마포구 MBC 신사옥에서 열린 추첨 생방송 '2024 로터리 데이' 행사에서 평소 인원보다 5배가량 많은 100명의 참관인이 보는 앞에서 추첨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 6개월간 로또 및 연금복권 추첨 행사 방청 경험이 없는 일반 성인 가운데 추첨을 통해 초대됐다.
당첨 번호 추첨자는 파리올림픽 사격에서 은메달을 딴 김예지가 맡았다. 이날 김예지는 준비한 총을 꺼내 사격 자세를 선보인 뒤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분들에게 행운이 갔으면 좋겠다"며 추첨기 버튼을 눌렀다. 결정된 제1147회 로또 당첨 번호는 '7, 11, 24, 26, 27, 37'이며 2등 보너스 번호는 '32'였다. 1등 게임 수는 8건으로 자동 6건, 수동 2건이다. 만약 8건이 모두 다른 사람이라면 한 사람당 33억2342만2079원씩 받게 된다. 당첨 번호 5개와 보너스 번호를 맞춘 2등 게임 수는 83건으로 집계됐다.
앞서 핵심 장비인 추첨기와 보관소도 공개됐다. 프랑스 아카니스 테크놀로지스(Akanis Technologies)사 제품인 추첨기는 스튜디오 내 별도 공간에서 24시간 감시 체제 아래 보관됐다. 보관소는 자물쇠와 카드키 이중 잠금장치로 외부 출입을 차단했다. 내부는 적정 온·습도를 유지하는 장치도 갖췄다.
참관인들은 매주 이뤄지는 추첨 볼 검수와 추첨기 테스트 작업도 살펴볼 수 있었다. 추첨 볼은 총 5개 세트로 구성되며 경찰관 입회하에 하는 둘레·무게 검사를 통과해야만 한다. 실제 사용되는 볼 세트와 예비 볼 세트는 참관인이 무작위로 선정한다. 동행복권 측은 "100% 무작위 추첨으로 설계돼 있어 조작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규모 참관은 투명한 추첨 과정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졌다. 1등 당첨자가 수십 명 배출되거나 지역별 당첨 편차가 클 때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로또 조작설'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이미 지난해 관련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한 바 있다. 당시 기재부는 "45개 숫자 중 6개 번호 조합이 선택될 확률은 814만분의 1로 일정하다"며 "한 회차당 판매량(약 1억장)을 고려할 때 1등 당첨자가 12명 안팎으로 발생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했다. 서울대 통계연구소의 연구 용역 결과를 공개하면서도 "조작이 불가능하고 '무작위 추첨' 특성상 다수의 당첨자가 나오는 일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